[미디어펜=김규태 기자]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두손스포리움' 참사가 화재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커 세간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스포츠센터 화재를 119에 최초로 신고한 목격자는 21일 오후3시53분 1층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에서 불이 났다고 전했고, 건물 주변 목격자들도 주차장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관건은 스포츠센터 건물 출입구는 하나뿐이었고 그 바로 앞 주차차량에서 불이 났다는 점이다.
소방당국은 이에 따라 탈출로가 완전봉쇄되어 화재 당시 건물 안 사람들이 사실상 갇힌 셈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29명 사망자 중 20명이 숨져 희생자가 집중된 2층 목욕탕의 경우, 출입문이 버튼식 자동문으로 되어 있는데 손톱만한 크기의 특정 부위를 정확히 누르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아 사실상 고장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2층 목욕탕 희생자들에 대해 "화재로 연기가 자욱해 시계가 확보되지 않았을 것이고 이 때문에 출입문을 열지 못해 내부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희생자 9명은 유독연기를 피해 6~8층에 올라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센터에 장기근무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건물 각층 계단에는 방화시설이 되어있지 않았고 건물내 스프링클러도 고장이 잦아 비상시 화재에 무방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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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를 119에 최초로 신고한 목격자는 21일 오후3시53분 1층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에서 불이 났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현장에서 22일 오전 소방관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스포츠센터는 원래 7층 건물이었으나 2차례의 증축을 거쳐 8층·9층으로 거듭 높아졌고, 평소 이용객들에 따르면 건물 내부 통로가 좁고 미로처럼 복잡했다.
이러한 건물 구조의 한계와 함께 불에 약한 외장재도 참사를 키웠다.
제천 스포츠센터는 2년 전 1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화재 참사와 동일한 필로티 구조의 건물이었고, 이번에도 외장용 드라이비트를 타고 화마가 삽시간에 번진 것으로 목격됐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로 건물 외장재에 쓰이는데, 불에 매우 취약해 대형 화재마다 원인으로 지목되어왔다.
소방차는 화재 최초신고 7분 만에 도착했으나 스포츠센터 주차장이 비좁은 관계로 건물 주변에 주차차량이 많아 화재현장으로의 접근이 어려웠다.
소방당국은 22일 오전6시30분 소방관 40명을 투입해 7차 인명검색을 벌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등 관계기관들은 22일 오전9시30분 건물1층 주차차량 등 발화 원인에 대해 확인하는 합동 현장감식에 착수했다.
사고 당일 건물 1층 필로티 천장에서 불꽃이 튀며 보수공사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시민 제보도 있어 국과수는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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