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자동차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22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 인상이 적다는 이유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엎어버렸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들어 노조 파업과 특근거부 등으로 이미 1조3100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노조의 협상 장기화에 따른 추가 파업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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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전경 /사진=현대차 제공 |
23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전날 조합원 5만여명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4만5008명 가운데 찬성 2만1707명(48.2%), 반대 2만2611명(50.2%)으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낮은 임금인상안이 이번 부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사는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과 격려금 300%+280만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입시 20만 포인트 지원 등에 잠정합의했다. 또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근로자 3500명을 추가로 특별고용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표 결과 이후 "올해 중국의 사드보복과 미국에서의 판매부진 등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돼 조합원들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잠정합의안을 가결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임금이 예년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에 부결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 임단협 부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노사는 △기본급 6만8000원 인상 △성과급과 격려금 350% + 330만원 등을 담은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돼 결국 10월에 기본급 인상 폭을 늘리고 나서야 최종 타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노사가 또다시 기본급 인상폭 조정에 돌입할 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임단협 연내타결은 사실상 무산돼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임단협이 해를 넘기게 됐다.
현대차는 또 노조와의 싸움이 해를 넘기게 됨에 따라 내년 생산 및 판매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현대차는 올들어 노조의 19차례에 걸친 파업과 특근거부로 6만2600여대, 1조3100억원에 이르는 생산차질을 겪었다.
현대차 노사 임단협 부결로 기아차 역시 임금협상 타결이 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기아차는 노조에 △기본급 5만5000원 인상 △성과급과 격려금 300% + 25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하고 22일까지 교섭을 진행해 왔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26일 재협상에 나설 예정이지만 연내타결은 사실상 힘들게 됐다. 현대차 임단협이 해를 넘겨 진행되는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교섭팀 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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