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 보조금 폐지·축소… 전기차 판매 증가시 재정수지 악화 우려
70% 가량 가격 인하 필요… 신소재 개발·생산 효율 향상·대량 생산 추진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중국이 오는 2020년까지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하는 등 각국 정부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축소하는 가운데 배터리업계가 가격 인하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팩이 지난 2010년 대비 80% 가량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격이 높아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 자동차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향후 9년간 70% 가량 가격이 더 내려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면 보조금 지급이 늘어 재정수지를 악화시킬 수 있어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축소시킬 것으로 예상, 이에 대비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해야 하지만, 리튬·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 가격 상승이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 LG화학 연구원들이 오창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사진=LG화학


2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제 코발트 가격과 리튬 가격은 각각 지난해 말과 지난 2015년 대비 2.12·1.75배 증가했다. 앞으로 전기차 수요 증가와 중국의 '사재기' 등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신소재 개발과 생산 효율 향상·대량 생산 등을 통한 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LG화학 등의 업체는 알루미늄산화물(NCA)를 활용한 배터리를 전기차용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LG화학·SK이노베이션 등은 배터리 출력을 좌우하는 니켈의 비중을 높이고 코발트와 망간 비율을 낮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84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삼성SDI·LG화학도 유럽에서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48~55%에 달한다"며 "배터리 가격 인하는 전기차 판매와 직결되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BMW를 비롯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 기술 격차가 있지만 가격경쟁력 향상 등을 통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에서는 지난 4월 1일 보조금을 폐지한 이후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으며, 최근 미국에서도 보조금 폐지가 논의됐으나 전기차 수요 급감을 예상해 보조금을 존속시켰다.

독일도 6만유로(약 7735만원)를 넘는 전기차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으며, 노르웨이도 내년부터 2톤을 넘는 차량의 세금 감면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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