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고준희(5) 양이 29일 오전 4시45분쯤 군산시 내초동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준희 양을 암매장한 사람은 친부 고모(36)씨와, 동거녀 이모(35)씨의 어머니 김모(61)씨였다. 고씨는 딸을 암매장하고 나서 태연하게 일상생활을 해왔다. 또 8개월 가까이 딸이 살아 있었던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속이며 치밀하게 알리바이를 만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27일 오전 1시쯤 고씨가 딸이 살던 김씨의 집을 찾았을 때 준희양이 입에서 토사물을 뱉어낸 채 숨져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와 김씨가 오전 1~2시 사이 준희양을 김씨 승용차의 트렁크에 싣고 군산의 한 야산으로 갔고, 깊이 30㎝ 정도 구덩이를 파고 준희양을 묻었다.

준희양이 평소 갖고 놀던 자동차 장난감과 인형을 함께 매장했다. 암매장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였다. 고씨는 범행 후 김씨를 집에 내려주고 자신이 사는 완주군의 아파트로 돌아갔다. 

이들은 준희양의 시신을 유기한 이후에도 마치 준희양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치밀한 알리바이를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가 여전히 김씨 계좌에 매달 양육비 조로 50만~70만원을 보냈고, 집 안에 준희양의 생필품·의류·장난감 등을 진열해 놓았으며, 동거녀 이씨는 준희양 생일인 지난 7월 22일엔 미역국을 끓여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30일 준희양의 친부 고씨에 이어 내연녀 이씨를 긴급체포해 유치장에 입감했다. 경찰은 이씨가 준희양의 유기 장소에 동행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범행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은 경찰의 휴대폰 위치추적과 통화기록조회로 들통났다. 경찰은 고씨와 동거녀 이씨의 어머니 김씨가 암매장 당일 군산에 함께 있었던 이유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또 이날 이후로 두 사람이 평소와 달리 자주 통화한 점도 캐물었다. 결국 28일 오후 8시쯤 고씨가 "준희를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이들은 수사에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었던 휴대폰도 실종신고 직전에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명 모두 휴대폰을 바꿔서 수사에 혼선을 준 것이다.

   
▲ 성탄절인 25일 오후 경찰이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고준희(5)양을 찾기 위해 하천을 수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