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조작 없이 통역 언어 자동 설정
관광·여행·교육 등 분야에 활용 전망
[미디어펜=이해정 기자]한글과컴퓨터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개발한 통·번역 소프트웨어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을 적용한 웨어러블 제품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상용화 한다. 지니톡은 평창올림픽 자동통번역 부문공식 소프트웨어로도 선정돼 올림픽 안내 로봇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2일 한컴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는 추후 다양한 기존 넥밴드 제품에도 지니톡 솔루션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기술로는 첫 국제 표준으로 선정된 웨어러블 통번역기는 넥밴드 형태로 우선 선보였으나, 향후 이어폰·스마트워치 등에도 탑재돼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한컴은 넥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통역기를 지난달 27일 스페인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 선보였다. 앞서 선보인 웨어러블 통역기는 상용화 과정에서 추가적인 기능을 탑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컴 관계자는 "제품화 과정에서 기능이 추가될 수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며 "아직 추가적인 기능은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상용화를 앞둔 웨어러블 기기는 PC나 스마트폰 단말기가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키보드 입력이나 화면 터치같은 별도의 조작이 필요해 이용환경이 제한적이지만 웨어러블 단말은 이를 보완해 통역분야에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웨어러블'은 특별한 액션 없이 외국인과 모국어로 대화할 수 있다. 기존 통번역앱은 사용자가 직접 필요한 언어쌍을 선택한 뒤 대화버튼을 누르고 스마트폰을 입에 댄 상태에서 말해야 했다. 통역기는 사용자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별도의 조작 없이 자동 연결되고 사용자들의 언어가 통역 언어쌍으로 자동 설정돼 실시간 통역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말을 할 때만 통역 기능이 작동하고, 주변 소음이 심해도 사용자의 목소리를 정확히 인식하는 등 차별화된 기능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웨어러블 기기./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한컴 관계자에 따르면 음성인식은 언어마다 억양 등이 다르지만 한컴의 '지니톡'은 타사의 제품과 비교해 한국어 기반 음성인식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지니톡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독일어, 아랍어 등 9개 언어를 중심으로 29개 언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 한컴은 인터넷이 안 되는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지니톡' 오프라인 제품을 우선 출시했다. 제품은 스마트폰(안드로이드 4.1 이상)에 꽂기만 하면 자동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성뿐 아니라 문자나 SMS 등 직접 입력한 텍스트도 번역할 수 있다. 

지니톡은 주로 관광, 여행,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지니톡이 탑재된 오프라인 통·번역의 주 이용자는 현재까지 해외 여행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인터넷은 원활한 반면 해외 서버는 로밍 서비스 등이 비교적 원활하게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한컴 관계자는 "(오프라인 지니톡 제품을)해외 인터넷 속도가 국내 인터넷보다 느리다는 점을 감안해 해외로 나가시는 분들이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컴은 향후 사용자들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통번역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지니톡 데이터베이스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Hype Cycle for Wearable Devices)에 따르면 웨어러블 통역기 시장은 2~5년 내 안정화 단계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구글, 도플러랩스, 브라기, 로그바 등 해외 기업들은 웨어러블 통역기를 줄줄이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통역 기능을 탑재하면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 기업들이 웨어러블 통역기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업체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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