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년이 밝았고,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2월에야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고 지금은 선수들이 각자 개인 훈련을 하는 시기다. 각 구단은 오프시즌이지만 선수단 정리와 새 선수 영입, 계약 등으로 물밑에서 분주하다.

시즌이 시작되면 각 팀들은 저마다 목표를 향해 뛴다. 프로 팀들이니 표면적으로는 모두 우승이 기본 목표이겠지만, 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현실적인 목표도 있다.

kt 위즈는 탈꼴찌가 시급한 팀이다. 지난 2015시즌부터 제10 구단으로 1군리그에 뛰어든 막내팀 kt는 한 번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세 시즌 연속 순위표 가장 아래에는 kt가 위치해 있었다.

   
▲ 이번 오프시즌 kt 유니폼을 입은 황재균과 니퍼트. /사진=kt 위즈


신생 구단의 한계이며 역량을 키워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제9 구단으로 kt보다 2년 먼저 1군리그에 합류한 NC 다이노스와 비교하면 너무 격차가 크다. NC는 데뷔 시즌부터 9개팀 가운데 7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하더니, 2년차인 2014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의 단골손님이었다.

kt도 NC처럼 단기간에 상위권 도약을 이룬다면 좋겠지만 3년 연속 최하위를 한 팀으로서 이번 2018시즌 우선적인 과제는 꼴찌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kt의 탈꼴찌 행보는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선수 영입에 있어 다소 소극적이었던 면모에서 벗어나 FA 황재균을 88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붙잡았다. 외국인선수도 피어밴드, 로하스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하고 두산의 에이스였던 니퍼트를 영입했다.

크게 전력이 보강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기존 전력에서 누수가 없는데다 3년간의 경험 축적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kt는 이번 시즌 충분히 순위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kt가 이렇게 탈꼴찌를 선언했으니,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 kt가 타깃으로 삼을 만한 팀은 어디일까.

지난해 순위표에서 kt 바로 위에 있던 팀들이 우선적인 타깃이 될 수 있다. 지난해 9위는 삼성, 8위는 한화였다. 물론 상위권에 있던 팀도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쳐 하위권으로 뚝 떨어질 수 있다. 2011~2015년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에 오르며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이 구단에 대한 투자 위축으로 2016, 2017년 2연 연속 9위로 떨어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 해도 오프시즌 각 구단들의 전력 보강 움직임을 보면 현 시점에서 kt의 탈꼴찌 희생양이 될 유력한 후보를 꼽아볼 수는 있다.

일단 삼성은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 최근 수 년간 지갑을 닫아 선수 유출이 심했던  삼성은 이번에는 FA 등으로 빠져나간 선수가 없었다. 오히려 80억원을 들여 롯데의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를 FA 영입했다. 지난해엔 외국인투수의 덕을 전혀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새 투수 아델만(105만달러)을 영입했고 또 다른 투수를 물색 중이다. 국내리그 적응력을 갖춘 외국인타자 러프와는 재계약(150만달러)도 했다. 강민호가 젊은 투수진을 잘 리드해 마운드만 안정된다면 최소한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운 삼성이다.

   
▲ 한화 한용덕 신임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가 상대적으로 위태로워 보인다. 한화는 지난 시즌 김성근 감독의 도중 사퇴와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를 거쳐 시즌 후에는 한용덕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다. 한용덕 신임 감독은 부임 후 구단으로부터 제대로 된 '선물'을 받지 못했다. 외부 선수 영입도 없었고, 내부 FA도 노장 투수 박정진과 계약한 외에는 정근우, 안영명이 여전히 구단과 줄다리기 상태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3명 모두 물갈이를 했는데 세 명 몸값의 합이 200만 달러도 되지 않는다. KIA가 재계약한 헥터 한 명의 몸값(200만달러)보다 적은 이들 세 명의 20대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해줄 지는 미지수다.

그밖에 지난해 7위 넥센, 6위 LG 등은 전력 보강 요인이 분명히 있었다. 넥센은 박병호가 복귀했고 한화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외국인투수 로저스도 영입했다. LG가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내 구단 안팎으로 말이 많았지만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마운드 전력은 크게 변화가 없는데다 김현수를 115억원이나 들여 영입해 타선 불안도 어느정도는 지웠다.

앞으로 스프링캠프를 통해 각 팀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또 시즌 개막까지 여러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시즌 개막 후에는 또 어떤 바람이 불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kt가 이번 시즌만큼은 탈꼴찌를 위해 총력전으로 나설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시즌 개막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면 각 팀들은 앞만 보고 달리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뒤통수가 가장 따가울 팀은 한화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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