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 보증금 24억원에 월세 100만원
도곡렉슬 전용 134㎥는 보증금 14억원에 월 임대료 80만원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속칭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서울 강남권과 용산 한남동 등 일부 지역에서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월세보증금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년간 전셋값 폭등 과정에서 준전세(반전세)로 변경하면서 보증금도 함께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KB부동산 매물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아파트 월세 보증금이 가장 높은 지역은 송파·서초·강남·양천 등 4개 구로 집계됐다.

월세 보증금이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래미안 퍼스티지'로, 222㎥(이하 전용면적)의 월세 보증금이 24억원, 월세는 100만원이다.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도곡렉슬' 134㎥는 보증금 14억원에 월 임대료 80만원이다.

또 양천구 목동트라팰리스 웨스턴에비뉴 161㎥는 보증금 12억원에 월 200만원, 용산구 LG한강자이 171㎥는 보증금 12억원에 월세 90만원으로 매물이 등록된 상태이다.

   

이 아파트들은 대부분 준전세인 것이 특징. 준전세는 전세처럼 보증금을 맡기고 일부는 월세로 내는 방식으로, 이 중 보증금 규모가 월세의 240배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월세 보증금 상위권 단지가 위치한 지역의 준전세 비율은 전체 월세 거래의 절반을 웃돈다. 

지난해말 기준 준전세 거래건수와 비율을 보면 양천구 1334건(62%), 송파구 2830건(56%), 서초구 2226건(52%), 강남구 3177건(51%)  등이다.

이처럼 준전세 거래가 늘어나고 보증금도 오른 것은 지난 3년여에 걸쳐 진행된 전셋값 상승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덩달아 준전세 보증금도 오른 것이다. 

   

송파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한 관계자는 "4억원에 100만원으로 나온 매물이 있다고 하면 전세 시세는 통상 7억원 정도일 것"이라며 "이 때 월세 조정을 위해 보증금을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1억원을 올렸다고 하면 월세는 통상 30~35만원이 내려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동안 지속된 저금리 기조와 이로 인한 금융이자 수익 감소 등으로 집주인들도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났다"며 "이 과정에서 전세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했지만 강남 등 일부 지역은 보증금 자체 규모가 워낙 높다보니 준전세 보증금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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