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사진=IBK투자증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말 선임된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이 첫 정기인사에서 과장급 이하 직원들과 여성을 대거 승진 발령 내며 업계 화제가 됐다. 아울러 김 사장은 현행 5000억원 수준의 중소기업 지원액을 1조원까지 늘릴 계획을 천명하며 ‘균형’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의 행보가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작년 말 선임된 신임 김 사장이 있다. 지난 8일 IBK투자증권은 김 사장 체제 첫 정기인사에서 과장급 이하 직원들과 여성을 대거 승진 발령내는 파격 인사를 단행해 화제가 됐다.

일단 승진자 숫자부터 총 70명으로 예년 평균 대비 75%나 많다. 이들 중 절반 이상(54.3%)은 사원에서 주임, 주임에서 대리, 대리에서 과장 등으로 승진한 과장급 이하 직급이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이번 승진자 중에서 여성이 총 34명(48.6%)으로 양성평등을 구현한 수치에 근접했다는 점이다. 작년 여성 승진자는 17명(36.2%)으로 1년 만에 2배로 늘었다. 보수적인 금융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인사라는 평가다.

이번 인사로 투자은행(IB) 사업부문 최미혜 프로젝트금융1팀장과 전용운 WM사업부문 WM채권전략팀 이사 등 본사 영업부문에서 2명의 여성 이사가 나오게 됐다. 본사 영업부문에서 여성 직원이 이사로 승진한 사례는 2008년 IBK투자증권 설립 이래 최초다. 

   
▲ 사진=IBK투자증권


경영 인프라본부에서도 소은희 결제업무팀장이 승진해 부서장으로 선임됐다. 함께 부장으로 승진한 김은정 커뮤니케이션팀장을 포함하면 본사 지원 부문 여성 부서장도 2명이 됐다.

양성 간의 ‘균형’을 중시하는 김 사장의 원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균형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간담회에서 김 사장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해 실질적 자금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현재 5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액을 단계적으로 1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인 만큼 IBK투자증권이 중소기업 지원액을 늘린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속도다. 정부가 코스닥 투자 활성화 등 상대적인 약자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에서 유일하게 공기업 계열 증권사인 IBK투자증권 역시 보조를 맞추려는 시도로 읽힌다.

향후 IBK투자증권은 한국성장금융·한국벤처투자 등 정책금융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정책자금과 민간자본의 매칭 펀딩을 통해 모험자본을 대폭 늘려갈 예정이다. 현재 산업은행이 출자하는 215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특화 벤처캐피털 펀드, 한국성장금융·SK행복나눔재단·KEB하나은행이 출자한 사회적기업펀드(110억원) 규모의 결성을 마친 상태이며 올해 상반기부터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김 사장은 임기 내에 상장에도 도전할 의사를 밝혔다. 김 사장은 현재 시장에서 액면가의 40% 수준인 2200원선으로 평가받는 IBK투자증권 주식의 현주소를 언급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시도해 상장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수수료 기반 성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투자은행(IB)과 자본시장(CM)·인수합병(M&A)과 프라이빗에쿼티(PE)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해 고른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히면서 회사 사업모델에서도 ‘균형’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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