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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통업계 불황, 소비부진 아닌 패러다임 변화로 읽어야
김영진 차장
2018-01-14 15:40

   
'2016년 코리아 세일 페스타' 롯데백화점 본점 행사장 모습./사진=롯데백화점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 2000년대 초반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뜻의 '무신사'라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생겼다. '무신사'는 점점 회원들이 늘어나고 거기서 신발 등의 거래가 늘어나면서 어느새 온라인 패션 편집샵으로 변모했다. 현재 '무신사'는 스트리트 패션을 주도하고 있으며 개인 디자이너들이 입점하고 싶은 1순위 쇼핑몰이 됐다. 연 매출은 2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제 무신사는 휠라나 블랙야크 마모트 등 패션 기업들도 입점하는 쇼핑몰이 됐다.


#40대 김모씨는 요즘 돈을 어디다 써야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얼마전부터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판매할 때마다 매진을 기록한 것이다. 김씨에 대한 신뢰도 컸지만, 젊은 세대들은 굳이 유명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다면 어디서든 쇼핑을 할 수 있는 세대들인 것이다.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10년에 걸쳐 일어날 일들이 1년도 안 돼 현실화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일들이 현실화 되고 있다. 원인은 기술의 발전과 세대 및 시대 변화 등으로 읽을 수 있다. 과거 IMF때나 금융위기 때는 일시적인 불황이라 판단하고 그 위기만 넘기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판단이다. 


젊은 세대들은 백화점에서 쇼핑하기보다 해외 직구나 온라인 몰에서 쇼핑한다. 과거 옷을 살 때 유명 브랜드인지 애프터 서비스는 잘 되는지 등을 구매 조건으로 따졌다면 지금은 어떤 브랜드인지는 몰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으면 구매한다. 브랜드나 애프터서비스는 큰 고려대상이 아니다.


또 유통 시장은 전통적으로 내수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그런 질서도 무너졌다. 알리익스프레스나 육스 등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하면 한국으로 바로 배송된다. 한국어 서비스도 매우 잘 돼 있어 굳이 영어를 몰라도 구매 가능하다. 가격도 인터넷으로 검색이 되기 때문에 해외보다 비싸게 판매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유통환경의 패러다임에 가장 큰 고민과 타격을 입을 업체는 오프라인으로 성장한 백화점들과 유명 명품 브랜드라고 볼 수 있다. 백화점에서 옷을 구매하는 소비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메리트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바이어가 선정한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입점해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수동적 행태였다면 지금은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의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권위도 많이 무너졌다. 백화점에 옷을 샀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요즘이다.


내수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들도 고민이 깊다. 유통의 국가간 경쟁이 허물어지니 내수 쇼핑몰은 더욱 위축될수 밖에 없다. 해외에 진출을 해야 되는데 그러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 


오프라인으로 성장한 샤넬과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들의 고민도 깊다. 해당 브랜드들은 아직도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파워 인플루언서들을 불러 클럽 파티도 진행하고 유명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하지만 미래에도 영속하는 명품 브랜드로 남을지는 알 수 없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이라고 알려진 기업들이 미래에도 대기업으로 영속할지도 모를 일이다. 몸집이 큰 만큼 초고속으로 변하는 세상에 대응 능력도 빠르지 않을 수 있다. 이들은 변화되는 환경에 대처하기보다 쏟아지는 온갖 유통 관련 규제에 손발이 묶여 있을 수도 있다. 유통 대기업들에 대한 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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