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취임 직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이 임직원들에 자사주 처분이라는 ‘깜짝’ 선물을 안겼다. 회사 성장에 따른 열매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정당한 보상을 나누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전날 임직원에게 주식을 교부하기 위해 자기주식 8만6540주를 3만4900원에 장외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30억원이다. 대상은 입사한 임직원들 중 1년 이상 근속자 전원(지난해 연말 기준)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주식 배분량과 시기 등을 조율 중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처분에 대해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한 직원들과 회사 성장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고 계속 신뢰 관계를 쌓아나가자는 의지에서 기업 상장 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임직원에게 직접 주식을 지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업무 성과에 대한 포상은 이뤄졌지만 추가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제주항공은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이같은 통 큰 결정은 높은 실적이 뒷받침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447억원, 영업익 155억원을 올린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누계로는 9822억원, 영업이익 959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제주항공은 비록 ‘1조클럽’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며 오는 2020년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1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인 제주항공은 올해 최대 40대까지 기재를 늘릴 계획이다. 공격적인 기재도입에 따라 채용 규모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제주항공의 임직원 수는 2400명으로 이 중 지난해 입사자만 745명이다. 최근 애경그룹이 1300명의 채용계획을 밝힘에 따라 몸집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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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
제주항공의 이같은 경영정책은 미국 저비용항공사 1위인 사우스웨스트항공과 궤를 같이한다. 1974년 업계 최초로 우리사주 제도를 도입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총지분의 13%를 종업원에게 배당하고 있다. ‘자사주를 활용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벤치마킹 사례인 만큼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 보상제도로 자리매김할 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에서는 회사의 성장이 곧 직원들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은지 오래"라며 “제주항공이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고수하는 이유도 ‘제주항공은 내 회사’라는 임직원의 애사심과 자긍심이 원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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