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세탁기가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의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전자업계에서는 단순한 엄포라는 의견과 진짜일 수 있다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세이프가드 시행 여부를 2주 가량 남겨놓은 상태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에 그 무게가 남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에 따른 시나리오를 강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현지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위치한 신규 가전 공장 출하식을 갖고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에 2020년까지 약 3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약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하고 미국 시장의 수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발 빠른 공장 가동’은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삼성전자와 같은 처지인 LG전자도 세이프가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내년 1분기로 예정된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의 세탁기 공장 완공 시점을 올 하반기로 앞당길 예정이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재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덤핑’의 여지가 별로 없다”며 “이미 한국산 제품에 대한 강한 규제가 있기 때문에 덤핑할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며 “다 밝힐 순 없지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LG전자는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탁기 세이프가드 시행 여부와 수위를 다음 달 2일 안에 최종 결정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제출한 세이프 권고안을 토대로 결정을 하게 되지만 권고안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