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거스 히딩크'라 칭해지고 있다. 베트남 축구에 기적을 몰고온 박 감독에게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십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베트남은 20일 중국 장쑤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전서 이라크를 맞아 승부차기 끝에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었던 동남아 국가 베트남(FIFA 랭킹 112위)이 주요 국제대회 준결승에 오른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 사진='DAN VIET' 홈페이지 캡처


2년 전 이 대회 베트남의 성적은 조별리그 전패로 조기 탈락.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은 한국, 호주, 시리아와 죽음의 조에 묶이고도 호주전에서 승리하는 등 당당히 8강에 올랐다. 이어 이날 8강전에서 이라크를 맞아 전후반을 1-1로 비긴 뒤 연장에서는 2골씩 주고받아 결국 승부차기까지 몰고갔다. 베트남은 승부차기에서 5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하며 기어이 4강 진출을 이뤄냈다.  

이렇게 베트남이 2년 전과는 확 달라진 데는 박항서 감독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과 2년 계약을 체결하며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함께 지도하기 시작했는데 단기간에 지도력을 발휘, 이번 대회에서 베트남에 4강 신화를 안긴 것이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이런 박항서 감독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박항서 감독이 당시 한국대표팀 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 신화를 함께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베트남의 거스 히딩크'라고 칭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베트넘 매체 '단 비에트'(DAN VIET)는 베트남 축구해설위원의 말을 인용해 "박 감독은 베트남의 거스 히딩크다"라고 찬사를 보내면서 "이번 대표팀은 정말 위대하다. 팀을 이끈 박 감독은 우리에게 더 놀라운 선물을 안겨줄 것을 약속했다"면서 4강 이상의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매체 '켄흐14'는 박 감독을 베트남 축구의 '영웅'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을 4강에 올려놓은 후 "이라크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어떤 결의로 나섰는지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이날 승리는 매우 높은 가치가 있다"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4강 신화를 쓴 베트남은 오는 23일 카타르를 상대로 준결승전을 치른다. 결승까지 올라간다면 한국과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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