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3파전 양상으로 진행 중인 금융투자협회 신임 회장선거에 대한 투자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의 우세가 조심스럽게 예측되는 가운데 각 후보들의 공약은 국내 투자업계의 상황과 전망을 요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투자협회 제4대 협회장 선거가 오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진행된다. 지난 12일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는 최종 후보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증권 회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 등 3인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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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용원, 손복조, 황성호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후보 /사진=금융투자협회 |
선거전 3파전 양상으로 막 시작될 때만 해도 후보 중에서 유일한 50대이자 현직 증권사 사장인 권용원 대표의 우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막상 선거전에 돌입한 이후 혼전 양상이 펼쳐지면서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여론이 우세해졌다.
당초 권 대표의 당선이 예측된 이유는 그의 경력 때문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권용원 대표는 기술고시 21회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옛 통상산업부)에서 15년간 근무한 관료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중소형 증권사이면서도 다수의 개미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있는 키움증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관료 출신이라는 점은 금융당국에 업계의 목소리를 원활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아가 코스닥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현 정부의 기조와 ‘키움증권 대표’라는 현재 역할 역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전히 권 대표의 당선을 예측하는 여론이 적지 않지만 막상 선거전이 돌입한 이후 나머지 두 후보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아졌다. 특히 ‘자산운용협회 분리‧독립 지원’을 적극적으로 내건 황성호 전 대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현재 협회는 회원사 분담금 별로 투표권을 제공하고 있다. 분담금의 절반 이상은 증권회사가 부담하지만 자산운용사 숫자가 워낙 많아 선거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총 241개 회원사가 가입된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증권사 56개, 선물사 5개, 부동산신탁사 11개가 가입된 가운데 자산운용사 숫자는 무려 169개에 이른다. 진입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최근 2년 사이 자산운용사 숫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숫자가 커진 만큼 업계 상황이 바뀐 부분도 많지만, 여전히 증권사 위주의 금투협에 소속돼 있는지라 운용사들의 불만과 독립 요구가 만만치 않게 거센 상황이다. 황성호 전 대표는 바로 이런 지점에 호응해 ‘자산운용협회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며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마지막으로 30년 넘게 업계에 종사하며 세 후보 중 가장 연륜이 깊은 손복조 후보의 장점 역시 상당수 표를 끌어 모을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 후보의 각축전이 필연적”이라고 예상하면서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치러지는 금투협 선거는 정회원의 과반수 인원을 정족수로, 참석 인원의 과반수 인원의 표를 얻으면 당선 처리된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 2인을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곧 임기가 만료되는 3대 황영기 회장은 과반 득표를 얻으면서 바로 당선을 확정지었지만 2대 회장 선거 때는 두 후보의 결선투표 끝에 박종수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한편 금투협은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 진행과정을 외부 생중계한다. 선거 열기가 워낙 뜨거운 만큼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25일 오후 3시부터 선거가 시작되면 각 후보의 최종 소견 발표를 듣고 바로 전자투표를 진행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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