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 급등락이 한국 경제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 분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24일 암호화폐 관련 보고서를 발표해 한국이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14%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했다. 14%는 전체 암호화폐 거래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암호화폐가 한 달 사이 50%씩 등락할 경우 한국인이 보유한 암호화폐의 가치는 360억 달러(한화 약 38조 6000억원)씩 변동하는 셈이 된다. 

골드만삭스는 여기에 한국의 한계소비성향(추가로 벌어들인 소득 중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0.05)을 적용하면 거의 20억 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돈이 소비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국내 개인 소비의 0.3%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암호화폐 급등락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채굴에는 강력한 연산 능력이 요구돼,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보다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주문자특화반도체(ASIC)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채굴에 쓰이는 메모리칩은 일반적인 데스크톱용 D램으로 글로벌 D램 시장에서 5% 정도를 차지할 뿐”이라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향후 암호화폐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몇 가지 예측을 내놨다. 보고서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꾸준히 유지된다면 거시경제 건전성에 대한 정책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 “최근 한국 정부가 투자자 실명 확인 규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거래소 폐쇄 등의 리스크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화폐는 국경이 없는데도 한국에서 꾸준히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짚으면서 “이는 시장이 크게 왜곡됐다는 점, 저금리 국면에서 군집 행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등을 의미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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