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영노조가 12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놓았다.
김시곤국장은 세월호 희생자를 교통사고와 비교해서 유가족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물러났다. 그는 퇴진하면서 길환영사장도 방송보도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뉴스 제작 편성 등에 사사건건 개입했다면서 동시 퇴진을 요구해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유가족들은 김국장의 발언에 흥분해 청와대앞으로 몰려가 박근혜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길환영사장은 뒤늦게 청와대앞에서 농성중인 유가족앞으로 달려가 김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김국장의 발언은 급기야 정치권의 이슈로 부각되는 등 거센 부작용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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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의 공영노조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분노케 하고, 공영방송의 독립성 훼손과 이미지 추락을 가져온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 대해 당장 파면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유가족들이 김시곤 전 국장의 발언을 문제삼아 청와대앞으로 몰려가 박근혜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다음은 KBS 공영노조의 성명서 전문이다. 공영노조는 온건노조로 KBS에서 제3의 노조로 있다.
"김시곤 기자는 지금 행복한가?
자신의 잘못된 처신 파문에 길환영 사장을 끌어들이는 물귀신 수법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질책의 화살을 피해서 행복한가 말이다. 덕분에 공영방송 KBS는 독립성 훼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온갖 정치세력들의 놀이터가 되어 버렸는데도 말이다.
당신에게 한마디만 하겠다.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언론인, 방송인이 아니라 한갓 졸장부일 뿐이다. 당신은 국민적 슬픔이 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후, 사과를 요구하는 유족들을 피해 다니기에 바빴다. 그래서 결국 피해자 가족들이 상중에 KBS를 항의 방문하게 되었고, 청와대 앞에서 당신 때문에 대통령과의 면담을 눈물로 요구하게 되었다. 그때 당신은 무엇을 했는가?
당신을 지휘하는 보도수장이 그리고 당신의 후배 기자들이 사태 해결을 위해 유가족을 찾아갔다가 분노한 유가족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감금당할 때 당신은 무엇을 했느냐 말이다. 유족들이 오직 당신의 사과 한마디 받아내겠다고 회사를 방문해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당신을 찾을 때, 당신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 무엇을 했느냐 말이다. 결국 분노한 유가족들이 청와대로 달려가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의 장본인인 당신이 이제 와서 도대체 무슨 염치가 있어서 이러쿵저러쿵 입을 열고 있는가?
길환영 사장은 김시곤 기자를 당장 사규에 따라 파면하라.
자기 하나 살겠다고 조직의 수장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를 시궁창으로 밀어 넣은 김시곤 기자를 더 이상 비호하지 말고 파면하라. 사장이 회사와 당신을 위해서 공식적으로 마련해준 해명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장이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했느니, 보도의 독립성을 훼손했느니 하는 망발을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김시곤 기자 당신에게 요구한다.
길 사장의 사사건건 보도개입이 무엇인지 당장 밝혀라.
또한 보도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공개하라.
더 이상 말장난으로 공영방송의 구성원과 국민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
KBS사장은 방송의 공정성을 사수하는 방송국 내의 최후의 수호자이다. 방송법 제4조는 ‘방송사업자는 방송편성책임자를 선임하여..’라고 하여 공사의 최고 집행기관인 사장이 방송사업자임을 명시해 놓았고, 제51조는 사장을 ‘공사를 대표하고 공사의 업무를 총괄하며 경영성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69조를 통해 ‘방송사업자는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함에 있어 공정성‧공공성‧다양성‧균형성‧사실성 등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놓았으며, 제44조(공사의 공적책임)에는 ‘방송의 목적과 공적 책임,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실현하여야 한다.’고 하여 공사의 업무를 총괄하며 경영성과에 대해 책임지는 방송사업자로서 이러한 공사의 공적책임이 사장이 임명한 임직원에 의해 잘 수행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방송사업자인 사장이 방송법에 명기된 공적 책임이 준수될 수 있도록 방송 편성을 관리 감독할 책임과 권한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김시곤 기자는 자신만의 궤변으로 마치 사장이 보도를 관리 감독하는 것이 불법인 것처럼 주장해, 공영방송을 외부 정치판의 소용돌이 속에 내던져지게 했다. KBS 역사에 다시없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시곤 전 국장을 포함해 보도의 독립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만 묻자. 보도의 독립성을 그리도 중요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면 노조는 그동안 어찌 보도국장이 아닌 집행기관인 방송부사장을 사측 대표로 마주해 보도와 제작, 편성의 문제점까지 지적하며 공방을 벌여왔는가? 또 김시곤 기자 역시 본인이 사측 보도국장이 되어서는 단독이 아닌 역시 집행기관이며 공정방송위원회의 사측 대표인 부사장을 공방위 사측 대표로 모시고 노조를 상대로 보도의 공정성을 논했는가?
한국방송공사의 사장은 국민이 직접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방송법에 의해 합법적으로 임명한 공사의 최고책임자이다. 국민의 직접선거로 뽑은 대통령이 임명한 방송사의 최고책임자가 보도에도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오보로 인한 소송의 1차적인 책임자는 해당기자와 데스크이지만 최종책임자는 사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장은 보도의 공정성, 공익성 확보의 최후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
또한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스스로 방송의 중립성과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데 앞장서온 인사들과 사내 정치꾼들에게도 엄중 경고한다. KBS는 당신들의 정치적 꿈과 야망을 실현시키는 무대가 아니다. 자랑스러운 공영방송 KBS는 오직 공정한 방송을 통해 수신료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정치적 꿈을 이루고 싶다면 하루빨리 정치판으로 자리를 옮기길 정중하게 충고한다.
길환영 사장에게도 당부한다. 공영방송은 공정성, 공익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실천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다. 임기동안 흔들림 없는 기조로 올바르고 건강한 공영방송을 만드는데 더욱 전력투구해 주기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절대 저버려선 안 될 것이다. 2014년 5월 12일 KBS공영노동조합 [미디어펜=이의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