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활성화 위해 동물병원 의료수가제부터 조정 필요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반려묘 2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모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3차까지 맞춰야하는 예방접종비 부담에,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발정기 증상으로 중성화 수술까지 해야하기 때문이다. 예방접종비와 중성화수술비는 병원마다 큰 차이가 있고, 비용부담도 너무 커 김씨는 부담을 덜기 위해 펫보험을 알아봤다. 그러나 펫보험에서도 예방접종비와 중성화 수술 비용은 보장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김씨는 큰 실망을 했다. 

실제 한 동물관련카페 회원들은 반려동물 가구에서 꼭 필요한 보장내용들은 펫보험에서 전부 빠져있다며 펫보험을 드느니 적금을 드는 것이 낫다고 추천하기도 했다. 

   
▲ 사진=미디어펜


금융당국에선 올해부터 애견숍에서 직접 펫보험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이같은 상황에선 금융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1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반려동물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회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등 3개사에 불과하며, 판매 실적 또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들이 원하는 보장범위가 빠져있는 등 펫보험에 가입할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도 분석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의 입장에서 보험의 논리로 따져봤을 땐, 이러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상황이다. 보험의 논리에서 봤을땐 우연한 사건‧사고가 아닌 예방접종과 중성화수술에 대한 보장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보험은 우연한 사고에 대비하는 것일 뿐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실시하는 예방접종이나 중성화수술에 대해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은 우연하고 긴박한 사고로 발생한 상해와 질병에 대해 보장하는 것”이라며 “이는 성형수술에 대해 실손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예방접종이나 중성화 수술의 경우 주인의 기호에 따라 하는 것”이라며 “손해율이 높을 상황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경제논리를 거스른 채 보장을 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반려동물이 아닌 사람의 경우에도 개인 기호로 인해 선택하는 성형수술이나 태아가 태어났을 때 맞는 예방접종의 경우엔 실손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이에 보험사에선 펫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터무니없는 보장 내역을 넓히는 것이 아닌 동물병원의 의료수가제부터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동물병원의 경우 같은 질병인데도 A병원은 2만원, B병원은 20만원의 진료비가 청구되는 경우도 있다”며 “진료 수가가 전혀 정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문제만 해결된다면 펫보험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니즈가 현재보단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