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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문화야…'평창유감' 대박이잖아
발표 1주일만에 100만 뷰 육박에 댓글 2만 개
B급 뮤지션 벌레소년의 좌파 문화권력과의 싸움
편집국 기자
2018-02-02 13:07

   
조우석 언론인
이건 태풍이다. 유튜브에 올린 지 일주일에 100만 뷰에 육박했고, 댓글만도 2만 개를 넘겼다. 시간 날 때 무한반복으로 듣는다는 광팬들도 적지 않은데, 나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이렇게 유쾌 상쾌 통쾌할 수 없다. 이 랩이 그렇고, 노래 하나가 만들어낸 상황 반전과 여운이 못내 감동이다.


벌레소년이란 닉네임을 쓰는 2030세대가 만든 랩 '평창유감'이 요즘 태풍의 눈인데, 오늘은 얘기를 한 걸음을 더 내딛어 보자. 핵심은 '평창유감'의 깜짝 등장은 지난 30년이 넘도록 좌익-좌파 진영이 쥐고 흔들던 문화권력에 대한 놀라운 도전이고 위협이란 점이다. 이 랩의 인기란 자칭 무명 B급 뮤지션의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단언컨대 이 노래 한 방으로 좌익 문화권력의 아성을 뒤흔드는데 성공했다는 게 포인트다. 이 얼마나 스릴 넘치는 국면일까? 한 번 생각해보라. 벌레소년이 정치적 각성을 하게 된 계기가 10년 전 광우병 파동이고, 4년 전 세월호 사건이었다고 인터뷰에서 고백했지만, 광우뻥-세월호를 포함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광화문 촛불시위의 구조는 대체 무엇일까?


왜 그런 게 정치사회적 몸살로 연결되고, 끝내 나라가 휘청대곤 했는가? 문화권력을 좌파에게 빼앗겼기 때문에 발생하는 항구적 위기다. 작은 외부 충격을 흡수하기는커녕 외려 무한증폭시켜 끝내 국가이성 마비로 치닫는 취약한 구조가 이 나라가 갖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다.


문화를 아는 우익진영 첫 세대의 등장


문화권력을 좌익-좌파에게 빼앗겼다고 지적했는데, 그건 아주 평화롭고 일상의 형태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문학-미술-영화-연극-출판-음악 등 문화예술의 장르는 물론 언론-교육이란 영역 역시 언론노조-전교조에게 몽땅 내줬다. 그 결과 문화의 옷을 걸친 정치투쟁이 무시로 판을 친다.


반(反)대한민국 성향으로 오염된 지식정보가 무심코 보는 영화나 문학작품-대중가요 그리고 단행본이나 교과서 등의 형태로 담겨있고, 그게 교양과 배움의 영역으로 떠받들어지는 이상구조다. 때문에 많이 좀 배운 사람일수록, 문화예술에 많이 접촉한 인간일수록 우리 사회에 적대감을 품는 희한한 체질이 완성됐다. 그게 그람시가 말한 진지전(陣地戰)의 구조다.


문화예술 영역이야말로 새로운 혁명투쟁의 장소라고 지목했던 그 좌익혁명가의 꿈이 한국 땅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렇게 1980년대 이후 문화권력을 휘둘러오던 좌익의 면상을 향해 벌레소년은 뜻밖에도 한 방을 날렸고, 저들은 코피를 흘리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게 지금 국면이다.


   
벌레소년이 공개한 힙합곡 '평창유감' 영상. /사진=유튜브


그렇다. 확실히 벌레소년의 '평창유감'은 문화를 가지고 놀 줄 아는 우익진영 젊은 세대의 첫 등장을 알린다. 그동안 중요성을 인지조차 못해왔던 문화의 중요성, 그걸 통한 선전선동의 위력을 대중가요 하나가 실감시켜 준 것이다. 북한 선전장으로 전락한 평창 올림픽의 위험성을 이토록 쉽고 확실하게 대중에게 알린 작업은 일찍이 없었다.


벌레소년은 "단일팀 문제와 북한 돼지년(현송월 지칭)한테 굽신대는 꼴을 참을 수 없어서" 만들었다고 유튜브에서 제작 동기를 고백했다. 노래 첫 소절부터 압도적이다. "시작부터 문제인,/인민민주주의는 안하무인…" 문재인 정부의 본질을 이렇게 운율을 맞춰가며 한 방에 폭로하다니….


벌레소년 "운동권 논리에 승복 못한다"


핵심을 찌르고 들어가는 이런 시대 통찰은 신문 사설, 정치학 논문 등에서도 흔치 않다. 아니 없었다. 사람들은 2030세대가 단순한 '갑질 프레임' 때문에 화났다고 말하지만, 그것도 짧은 이해다. 벌레소년은 미래한국 등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386세대를 공격하는 화력을 보여줬다. 그들은 "화염병이나 던져가며 제대로 공부해본 적도 없고, 논문표절이 당연시하던" 앞세대일뿐이고, 그들이 내세우는 국가관이나 민주화란 가치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벌레소년이 갖고 있는 이런 무한한 파괴력에 대해 가장 빠르게 감지한 것은 시사평론가 공희준이었다. 그래서 그는 '평창유감' 등장이 386운동권과 2030 젊은 층 사이의 무슨 세대전쟁인양 풀이했는데, 그건 위장전술에 불과하다. 엉뚱한 세대전쟁 프레임으로 시선을 흐리려는 목적이다.


그리고 저들은 지금 은근히 겁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명예훼손 등에 대해 이른바 '무관용적 법적 대응' 방침을 정한 집권여당이 벌레소년을 고소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뒤이어 젊은 래퍼 디제이 마토가 '평창유감'을 디스(disrespect)하는 랩도 발표했다. 1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발표한 '해충박멸 투표송'이 그것이다.


불과 1주일 새 대체 이게 무슨 야단법석인가? 나 홀로 문화전쟁을 일으킨 벌레소년이란 다윗의 등장이 두렵고 무서워서 골리앗 문화권력은 물론 집권당까지 총출동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만큼 문화를 가지고 노는 벌레소년 등장 앞에 저들이 허둥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럼 이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서너 가지가 변수가 될 것이다. 우선 혼자 싸우는 양상인 벌레소년이 얼만큼 뚝심이 있는지가 문제다. 물론 인터뷰에서 보여준 멘탈이라면 한 번 지켜볼만하다. 그리고 누가 과연 역사의 참이고 거짓세력인가 하는 점인데, 당연히 벌레소년이 참을 대변한다. 거짓세력은 무너질 때 왕창 무너지는 법이라서 이점 지켜볼만하다.


그리고 정말 왕바보처럼 문화도 모르고 활용하는 법은 더더욱 모르는 자유한국당과 우익 시민세력이 어떻게 이 싸움에 도움을 줄지도 관심이다. 그게 좀 걱정인데, 참고로 좌익의 문화권력은 상처가 조금 났을 뿐 와해된 것은 전혀 아니다. 그래저래 이번 싸움이 자못 흥미롭다. /조우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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