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혈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백혈병 문제를 진작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기자실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이어 권 부회장은 “지난달 9일 가족과 반올림, 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에서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백혈병 관련 보상과 관련,  “어려움을 겪으신 당사자, 가족 등과 상의 하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가 구성되도록 하겠다”며 “해당 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장에 대해서도 권 부회장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제3의 기관을 통해 사업장에서의 안전 보건 관리 현황 등에 대해 진단을 실시할 것”이라며 “또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보조참가 형식으로 일부 관여해왔지만 이를 철회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2007년 3월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하던 고(故)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이후 반도체 라인 근무자들이 백혈병, 암 발생 원인을 공장 유해물질로 지목해 산업재해를 신청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 해 11월에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반올림)’가 발족했으며 이후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 등이 줄을 이었다.

이와 관련해 심 의원은 지난달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중증질환에 걸려 투병 중이거나 이미 사망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중재기구를 구성하고 중재기구에서 마련한 합당한 방안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권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