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기업정서 조장하는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재용도 놀라
2018-02-09 10:54:20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기업인은 우리 사회 '소중한 자산'…평가절하 해선 안 돼
기업인 '악(惡)'으로 묘사하는 드라마 속출, "속지 말아야"
기업인 '악(惡)'으로 묘사하는 드라마 속출, "속지 말아야"
▲ 조우현 산업부 기자 |
드라마는 수저 계급론을 언급하며 “부모의 능력과 부모에게 물려받은 부에 따라 자식의 계급이 결정된다는 자조적인 표현의 신조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계층 상승을 할 수 없다는 절망감, 박탈감에서 나온 말”이라며 “맞는 말이기도 하다”고 못 박았다.
이런 발상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는 기업인을 그야말로 ‘악(惡)’으로 그려 놨다. 대한민국 사회를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으로 구분한 것도 모자라, 그 잘 사는 사람을 세상에서 제일 나쁜 사람으로 묘사했다. 거기에 로맨스까지 가미되니 스토리는 절절하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등장인물만 바뀔 뿐 언제나 반복된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기획 의도, 줄거리를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드라마, 영화를 통해 기업인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고착화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드라마로 배운 이미지가 쌓이다 보면 그것이 결국 사실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일반화할 순 없지만 누구나 한번쯤 드라마 속 재벌 3세를 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떠올려 봤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면 막연히 ‘재벌은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이재용 부회장이 ‘나쁜 사람’이 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이재용 부회장 뿐 아니라 모든 기업인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 KBS 2TV 드라마 '황금빛 인생' 포스터./사진=KBS 제공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수감 기간 동안 이 드라마를 시청했고 “일반 국민들이 재벌에 대해 느끼는 인식에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실제로 그런 생각을 했는지 확인된 바는 없지만 구치소에서 틀어주는 방송을 봤을 가능성은 있다. 그리고 드라마를 봤다면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방송국의 자유다. 때문에 그것을 막을 순 없다. 다만 여기에서 중요한 건 만들어진 이미지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황금빛 내 인생’의 기획의도 역시 만들어진 것일 뿐 사실과 다르다. 조선시대에서나 있을 법한 ‘계급’을 언급하며 사실인양 호도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발상이다.
진짜 계급 사회는 부모가 양반이면 자식도 양반이고, 부모가 천민이면 자식도 대대손손 천민이 될 수밖에 없는 가혹한 사회다. 대한민국 사회는 그렇지 않다. 누구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하루아침에 이재용이 될 순 없겠지만, 우리에겐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그 마음으로 살아가는 거다.
부모가 부자인 사람은 부모가 가난한 사람보다 유리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다. 그 부모는 부자가 되기 위해 그만큼의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의 결실을 자식과 공유할 수 있게 된 거다. 이걸 막을 수 있는 곳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밖에 없다.
개인에게 주어진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부모가 물려준 것은 돈 뿐만 아니라 능력, 외모, 성격, 끈기 등 다양하단 의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가 물려준 소질을 살려 삶을 꾸려나간다. 기업을 운영하며 이윤을 창출하는 것 역시 부모가 물려준 재능이다. 그럼에도 이 특별한 재능을 재능으로 보지 않고 악으로 묘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기업인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다. 기업의 이윤창출을 통해 일자리 등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대한민국 경제도 성장한다. 수준 낮은 드라마로 인해 의기소침해선 안 된다. 물론 법을 어기고, 악행을 일삼는 나쁜 기업인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일 뿐 모든 기업인이 그런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러니 삼류 스토리에 속지 말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