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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바이러스 감염…'자유민주주의'를 '민주자유주의'로
'민주'라는 이름으로 개인 자유 말살…자유 가치 지키기 위해서는 용어전쟁 필요
편집국 기자
2018-02-10 08:35

   
현진권 경제평론가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국가의 정체성과 이념을 묻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답변은 아마 '자유민주주의'일 것이다. 그러나 우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의미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 많은 경우, 자유는 민주주의를 수식하는 형용사로 이야기한다. 영어로 표현할 때도 'liberal democracy'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자유'라는 용어와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연이어 사용했을 뿐이다. 자유는 절대 민주주의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아니다. 자유는 가치를 나타내는 추상적 명사다. 자유가치는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이념이면서 사상이다. 국가가 존속하는 한, 모든 정책은 자유 가치를 현실화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 자유라는 가치가 침해될 때, 국민들은 기꺼이 목숨을 버리면서도 그 가치를 지킨다.


자유가치는 어떤 가치보다도 우선하기 때문이다. 1950년에 대한민국을 침략한 북한의 남침을 막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목숨을 버렸다. 자유가치는 전 세계 국가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가치이기에, 대한민국의 자유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유 우방 국가들의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버렸다. 자유가치는 민족가치보다 우선한다. 그래서 같은 민족이지만, 전쟁도 치렀고, 다른 민족이지만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그들은 기꺼이 목숨을 버렸다.


지금 한국은 '자유'보다 '민족'이 우선 가치가 돼 버렸다. 헌법에서 자유라는 용어를 빼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민족통일'이란 허상에 빠져, 전 세계가 공조하는 북한제재의 고삐를 정작 당사자인 한국은 느슨하게 풀고 있다. 자유보다 민족이 우선한다는 사고 때문이다. 북한체제를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2018 체제전쟁: 대한민국, 사회주의 호에 오르는가'를 주제로 한 1차 토론회 '시장을 찾습니다'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전희경 의원실 제공


우리는 북한에 대해 우리 자유를 침략하려는 집단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민족이란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북한을 대한민국과 같은 나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북한은 독재국가고, 대한민국은 민주국가다. 북한은 수령이란 개인만이 판단할 수 있고, 무언가를 결정하는 반면, 다른 모른 사람들은 그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이른바 독재체제다.


반면 대한민국은 민주제도이므로, 모든 개인이 국가의 향방을 정하는 N분의 1 역할을 한다. 그래서 독재체제와 민주체제는 서로 평화롭게 어울릴 수 없는 구조다. '평화통일'은 평화를 앞세워서 독재체제를 인정해주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북한의 핵폭탄이 현실화됐음에도, 우린 국제공조에서 일탈해서 민족을 앞세우며 평화통일이란 허상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하는 가장 커다란 위험은 북한의 핵폭탄이 아니고, 우리 사회에 미신처럼 떠도는 '민족'이란 바이러스다.


이제라도 대한민국의 자유가치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 공짜로 주어진 자유는 절대 지킬 수 없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유의 가치를 국민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유가치를 올바르게 표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민주주의'란 표현은 자유를 형용사로 인식하고, 주된 방점을 민주주의에 둘 위험성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선 민주라는 이름 뒤에 사회주의 세력이 교묘하게 숨어 있다. 또한 '민주'란 용어에 '주의'라는 사상을 나타내는 단어가 첨가됨으로써 고귀한 사상으로 포장돼 버린다. 영어의 democracy를 우리말로 옮긴 결과다. 아니 일본에서 번역한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democracy 가 '민주주의'라는 사상이 됐다.


democracy는 사상이 아니고, 사회의 의사결정 방법론이다.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어떻게 하나로 결정하느냐는 방법론이다. 다수결 원칙이 대표적인 민주적 절차다. 그래서 democracy의 올바른 표현은 '민주주의'가 아니고 '민주제도'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가 아니고 '자유민주제도'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언어는 습관의 결과이므로,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이미 국민들 뇌리에 정착돼 버렸다. 이제라도 자유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기 위해 용어부터 바꿔야 한다. 자유에 방점을 찍기 위해 '민주자유주의'로 표현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영어로 'democratic libertarianism'다.


민주제도는 형용사로 사용되어도 별 문제가 없다. 자유로 인해 민주제도는 훼손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제도로 인해 자유가 침해되는 사례는 역사적으로 수없이 많다. 스탈린, 모택동, 히틀러 등의 모든 독재자들도 민주제도를 악용해서 개인의 자유를 말살했다.


언어는 습관을 통해 정착된다. 이제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자유주의'로 바꿔서 표현하자. 자유가치를 올바로 전파하기 위해선 때론 용어전쟁도 해야 한다. '민주자유주의'는 자유가치를 제대로 교육시키는 첫발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자유주의' 국가다. /현진권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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