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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못난 정치인·언론인·대학 교수들에게
제도권 금수저들 자신의 영역·이익 골몰…병 깊어지는 사회
편집국 기자
2018-02-20 10:35

   
홍지수의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본인도 이해 못하는 탈근대주의(Postmodernism)의 해괴한 궤변과 현란한 장광설로 가득 채워 나 같은 서민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고상한 글쓰기를 잘 하는 분들은 따로 있다. 상아탑에 말뚝 박고 들어 앉아 엄지손가락 쥐날 때 까지 트위터질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짬을 내, 어느 정치인의 동아줄을 잡아야 교수자리 말고도 덤으로 한 자리 더 해먹을 지 잔머리도 굴려도 보다가 엉클어진 실타래처럼 복잡해진 머리를 식혀야겠다 싶으면, 오래 전에 써서 기억마저 가물가물한, '인용 오류와 누락'으로 도배된 짜깁기 논문에 수북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억지로 기억을 되살려 말랑말랑한 청년들 뇌에 독극물 주입하느라 입술 근육 좀 푸시고, 베개에 인분으로 잭슨 폴락(Jackson Pollack)이 자기 그림인가 착각할 정도로 빼다 박은 추상화를 그릴 때까지 꼬박꼬박 두둑한 월급에 사학연금도 듬뿍 챙기실, 가방끈 길고 먹물 새까맣게 든 교수들이다.


사실 보도는 쓰레기통에 처박은 지 오래 된 한국 주류언론과 종일 편파 방송하는 종편에서 미국에 파견한 특파원들은 영어울렁증에 한이 맺혀 이를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일념으로 조기유학 데려간 자녀들 교육에 전념하느라 정신없는 가운데 틈틈이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ABC, NBC, CBS, 같은 미국 주류언론이 방금 조작한 따끈따끈한 가짜뉴스(Fake News)를 열심히 베끼고 훌륭하게 짜깁기하고 알쏭달쏭한 부분은 자기 입맛대로 오역해서 한국에 보내면 한국의 언론들은 이를 좋다고 열심히 보도해 제낀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며 가짜뉴스는 이렇게 확대 재생산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주류 언론은 너나 할 것 없이 맨 정신을 잃고 기자 정신으로 단단히 무장한 채 팩트(fact)로 경쟁하는 치사한 짓은 하지 않는다. 선동과 날조와 상호표절로 당당하게 승부를 겨룬다.


   
한국에서 방귀 깨나 뀐다는 언론계, 정치계, 학계의 금수저들이 악취를 풀풀 풍기고 있다. 사진은 정치공방속에 민생은 날 새고 있지만 국회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에 빠져 있다. /사진=미디어펜


예전의 난지도보다 더 악취가 진동하는 여의도의 썩은 정치늪지대에서 뒹굴며 날마다 머드팩이나 하는 세금 먹는 하마 300마리는 지들끼리 영역다툼 하느라 날 새는 줄 모르고, 그게 부러워 자기도 언젠가 그 틈바구니에 끼어 뒹굴 날을 꿈꾸며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이 종편에서 저 종편으로 시계추 마냥 오가며 썩은 늪에 악취를 보태는 정치평론 보따리장수들은 신세대 하마 선발대회가 열리기 전 집중적으로 종편에 세숫대야를 들이민다. 그러다가 일부는 선발대회가 열릴 무렵 종편에서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그 가운데 일부는 늪지대에 성공적으로 비집고 들어가고 일부는 미역국을 들이키고 슬그머니 종편에 다시 나타나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열심히 악취 나는 말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한국에서 방귀 깨나 뀐다는 언론계, 정치계, 학계의 금수저들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는 건 따 놓은 당상이라고 여기고 코딱지 후벼 파 벽에 튕기면서 천장이나 째려보고 노닥거리는 사이 트럼프 당선이라는 청천벽력이 떨어지자 안락한 회전의자에 파묻혀 있던 척추를 잠시 빳빳이 세우고, 유색인종, 성소수자, 무슬림, 유대인, 여성, 불법이민자 등 온갖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는 긁어모아서 모조리 혐오하는 인종 말단 극우 나치가 대통령이 됐다고 호들갑 떠는 미국 주류언론의 가짜뉴스에 귀를 잠시 쫑긋 하고, 개차반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인들은 도대체 제정신이냐며 정치는 국민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법이라며 미국 국민의 절반은 팔랑 귀라서 대중영합주의 선동가에게 휘둘리는 무식한 인간들이 틀림없다며 혀를 끌끌 차고 말았다. 아무런 복기도 반성도 사후 분석도 없었다.


그래서 소는 누가 키우나 하는 심정에 나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방끈 짧은 졸필이긴 하나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라는 책을 끄적거리게 되었다. 그동안 내 삶에 매몰되어 세상과 담쌓고 살아온 나 자신을 속죄하는 반성문이기도 하다. 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칠 대나무 숲이 되어주신 북앤피플 김진술 대표와 이 외침이 대나무 숲을 벗어나 널리 퍼져나가도록 바람이 되어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제발 이 나라 사회지도충이라는 분들 맡은 일만이라도 좀 제대로 하시라. 나 같은 평범한 소시민은 정말 조용히 살고 싶다. 아침 산책길에 듣는 음악에서, 책 속에서 발견한 명문장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끼면서 말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앞산에 벚꽃이 버짐처럼 번지고 건조한 두피에서 떨어져 나온 비듬처럼 벚꽃 잎이 휘날리리라. 누런 개나리도 탈색하다 망친 레게머리 같은 가지를 담벼락을 타고 늘어뜨리고, 잘못 말린 시래기처럼 누렇게 말라버린 소나무 가지에도 물이 오르리라. 봄이 온들 봄으로 느껴질지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다. 어제는 절기로 우수(雨水)였다. 그런데 마음은 우수(憂愁)다. /홍지수 칼럼니스트·<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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