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맥심플랜트'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준비...바로 옆 싸이 건물에 스타벅스 3층 규모로 입점, 양사 자존심 경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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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남동에 오픈할 동서식품의 맥심 플랜트. 이 건물 바로 옆에 스타벅스가 3층 규모의 매장 오픈을 준비중이다./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동서식품과 스타벅스가 이태원에서 격돌을 예고한다. 이번 격돌은 국내 커피믹스 시장 1위 기업인 동서식품과 글로벌 1위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초 서울 한남동에 맥심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름은 맥심 공장이라는 뜻의 '맥심 플랜트(maxim plant)'로 정했다.
'맥심 플랜트'가 들어서는 곳은 제일기획과 한강진역 사이의 꼼데가르송길로 현대카드의 뮤직라이브러리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패션 매장들이 대거 들어서 있는 서울의 핫플레이스이다.
동서식품은 1980년대 다방이 유행할 당시 사업자들의 교육을 위해 명동에 맥심 교육장을 운영한 적은 있지만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서울 성수동과 제주도에 북카페인 '모카책방'을 오픈한 적은 있지만 모두 팝업 스토어 형태였다.
동서식품이 한남동에 오픈할 '맥심 플랜트'는 5층 규모의 건물 전체에 박물관, 교육장 등 맥심과 관련한 모든 걸 갖출 예정이다. 원두를 로스팅하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로스터리 카페 형태가 될 예정이며 커피 판매도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룸'과 서울 논현동에 있는 '이디야랩' 처럼 커피 공장 컨셉으로 커피를 만드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브랜드 스토어 역할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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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식품이 맥심 플래그십 스토어 이름을 '맥심 플랜트'로 정했다./사진=미디어펜 |
동서식품은 '맥심 플랜트'를 준비하며 2013년 이 부지를 직접 매입한 만큼 장기적으로 이 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동서식품 고위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초 맥심 플랜트를 오픈할 예정이며 맥심과 관련한 모든 걸 보여주는 복합 커피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동서와 미국의 크래프트푸즈사가 각각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이며 맥심, 맥스웰하우스, 포스트 등 크래프트푸즈사의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해 왔다. 하지만 맥심 브랜드는 미국 소유이지만, 맥심 커피믹스가 판매되고 있는 곳은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다. 맥심은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약 80%를 점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편 '맥심 플랜트' 바로 옆 신축 건물에는 스타벅스가 3층 규모로 입점할 예정이다. 스타벅스가 입점할 건물은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소유로 동서식품과 비슷한 시기에 공사에 들어가 최근 준공을 마쳤다.
스타벅스는 오는 22일 이 곳에 커피 포워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스타벅스 커피 포워드 매장은 기존 매장과 달리 더종로점이나 청담스타점 처럼 리저브 커피를 중심으로 다양한 추출 방식으로 커피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프리미엄급 매장이다. 국내 1150여개 스타벅스 매장 중 커피 포워드 매장은 20여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동서식품과 스타벅스가 이태원에서 비슷한 시기에 오픈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동서식품으로서는 글로벌 1위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바로 옆 오픈하는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노하우가 강한 스타벅스가 매장 인테리어나 운영, 서비스 등에 있어 훨씬 선진화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서식품은 가격적인 면에서 스타벅스보다 강점을 지닐 수 있다. 믹스커피 특성상 스타벅스보다 비쌀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공장 컨셉의 인테리어를 비롯해 박물관과 교육장 등 커피와 관련한 체험도 할 수 있어 고객들이 '맥심 플랜트'에 더 몰릴 가능성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글로벌 1위 브랜드인 스타벅스 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와 매장 운영 노하우는 스타벅스가 훨씬 앞설 수 있겠지만, 가성비와 가심비로 보면 동서식품이 강점을 지닐 수 있을 것 같다"며 "매장을 오픈해 봐야 알겠지만 서로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는 장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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