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반가운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김민석의 남자 1500m 동메달, 차민규와 이상화의 남·녀 500m 은메달, 남자 팀추월(이승훈 김민석 정재원)의 1위 준결승 진출이 이어지며 짜릿한 환희와 감동을 전했다.

특히 김민석(19), 차민규(25)는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깜짝 메달의 주인공이 돼 전국을 환호케 했다.

   
▲ 사진='더팩트' 제공


잠시 8년 전인 2010 밴쿠버 올림픽을 돌아보자. 한국 빙속 역사상 가장 찬란했던 대회로 기억된다. 모태범과 이상화가 남·녀 500m에서 동반 금메달을 따냈고 모태범은 1000m에서 은메달을 보탰다. 이승훈은 남자 1만m 금메달과 5천m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21~22살 친구 사이인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가 함께 이룬 쾌거는 한국을 빙속 강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8년이 흘렀고, 이번 2018 평창올림픽에도 이들 3인방은 나란히 출전했다. 나이는 어느새 29세(모태범 이상화), 30세(이승훈)가 돼 있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있다. 

침체기를 겪었던 모태범은 재기에 나서 500m에 출전, 투혼을 발휘하며 16위에 올랐다. 이상화는 2014 소치 금에 이어 올림픽 500m 3연패에 도전, 아쉽지만 빛나는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승훈은 5천m 5위, 1만m 4위로 선전하고 팀추월과 매스스타트에서는 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들이 아직도 올림픽 무대를 누비는 것이 대견하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렇다고 이들이 영원할 수는 없다. 다음 세대가 성장해 바통을 이어받아야 한다.

그래서 김민석과 차민규의 화려한 올림픽 무대 등장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깜짝 메달을 따줘서 기쁘지만, 그보다 더 값진 것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렸다는 점이다.   
김민석은 단거리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장거리의 체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중거리에 해당하는 1500m에서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1500m 메달리스트가 돼 그 의미를 더했다. 

김민석은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 19세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초반 스피드를 더 끌어올리고, 지구력만 키운다면 한국 남자 빙속의 미래를 이끌어갈 기둥이 될 재목이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다소 늦게 기량을 꽃피운 차민규는 20대 중반이지만 앞으로 다음 올림픽까지는 더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다. 코너링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 부족한 부분인 직선 코스 스피드와 스타팅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와 이번에 그 성과를 봤다. 차민규는 500m 외 1000m까지 욕심내고 있다. 

또 한 명 유망주가 있다. 이승훈 김민석과 함께 팀추월에 출전 중인 막내 정재원(17)이다. 한국이 준준결승 1위로 8강에 오르는데 정재원도 한 몫을 해냈다. 

남자 빙속에서는 이처럼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반면, 여자 빙속 대표팀의 경우 단거리에서 '포스트 이상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 김현영(25)은 이번에 1000m 18위, 500m 12위로 한계를 보였다. 500m 16위를 한 김민선(19)은 성장세를 두고 봐야 한다. 팀추월에 출전했던 김보름(25)과 박지우(20)는 준결승 진출 실패 후 부적절한 인터뷰로 논란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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