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감격적인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3000m 계주에서 심장 쫄깃해지는 격렬한 레이스 끝에 따낸 금메달이었다.

한국은 2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전에서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와 레이스를 펼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과는 우승이었지만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한국은 이날 결승전에 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김예진이 출전했다. 앞서 준결승에서는 이유빈이 뛰었지만 이날은 김예진이 대신 출전했다.

   
▲ 사진='더팩트' 제공


한국은 중반까지 하위권으로 처져 있다가 어렵게 역전 1위를 했다. 김아랑의 혼신을 다한 추월, 심석희의 불꽃 스퍼트, 최민정의 화끈한 마무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이어졌다.

레이스 도중 각 팀의 몸싸움과 순위 다툼은 치열했다. 아찔한 충돌 장면도 나왔다.

한국이 중국과 마지막 바퀴를 돌며 치열하게 선두를 다퉜고, 최민정이 역주하며 가장 먼저 골인했다. 감격적인 순간이었지만 한동안 마음껏 기뻐할 수가 없었다. 김아랑이 넘어지며 캐나다 선수와 충돌해 캐나다의 주행에 방해를 주는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아랑은 김예진과의 엉덩이 밀어주기 터치를 해야 하는 타이밍에서 다른팀 주자들과 엉키며 하지 못하자 반바퀴를 더 돌아 간신히 터치를 해줬다. 그 순간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뒤따르던 캐나다 선수가 김아랑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이 사고로 혼란이 왔지만 한국 선수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레이스를 이어갔고, 결국 1위까지 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심판들의 비디오 판독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다.

최종 판정은 한국의 금메달 인정이었다. 김아랑과 캐나다 선수의 충돌은 정상적인 레이스 도중 벌어져 고의성이 없었다는 것. 오히려 몸싸움 도중 중국 선수를 밀친 캐나다가 실격 판정을 받았다. 또 중국은 레이스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가 한국 선수의 주루를 방해한 장면이 발각돼 역시 실격 처리됐다.

최종 판정이 나고서야 한국 선수들은 서로 포옹하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금메달 획득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 사진='더팩트' 제공


이번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과 결승 두 차례 모두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상사를 겪었다. 그런데 결과는 찬란한 금메달이었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앞서 준결승 때는 이유빈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가슴 철렁한 장면이 있었다. 다른 선수와 충돌도 없이 미끄러졌기 때문에 한국은 자칫 결승 진출도 못해보고 탈락할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유빈을 뒤따르던 최민정이 손터치를 해 레이스를 이어갔다. 이미 다른 팀들과 격차가 반바퀴 이상 뒤진 상태였지만 한국 선수들은 저마다 역주에 역주를 거듭했다. 어느새 경쟁팀들을 모두 따라잡은 한국은 1위로 골인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의 기록이었다. 4분06초387로 올림픽 신기록(종전 중국 4분06초610. 2010 밴쿠버 올림픽 작성)을 작성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전세계는 경악했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강함에 혀를 내둘렀다. 

준결승에서 넘어지고도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 결승에서는 넘어지고도 금메달을 따냈다. 속된 말로 인간계를 넘어선, '신계(神界)'에서 노는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다. 8번 치러진 올림픽 여자 계주에서 한국이 6차례나 금메달을 챙겼으니 '쇼트트랙의 여신들'이라고 불러도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