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병원에 재입원한 이재현 CJ그룹회장의 병세가 심상찮다. 구속집행 정지 신청이 불허된 후 지난달말 재수감된 후 이회장의 각종 증세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이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회장의 혈중 면역억제약물 농도가 수감직전에 비해 낮아진 점. 약물투여량은 비슷했는데도, 면역억제 혈액농도수치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그룹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면역억제제가 혈액안에 제대로 스며들지 않아 제기능을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검찰수사와 1심 재판을 받는 와중인 지난해 8월 신장이식을 받은 후 나타나는 급성 거부반응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면역억제제가 제기능을 못하면, 새로 이식받은 장기가 백혈구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백혈구가 공격못하게 막는 것이 면역억제제이다. 만약 이 기능이 약화되면 이회장이 이식받은 장기는 공격받아 치명적인 상태로 갈 수 있다
이회장은 부인의 신장을 기증받아 이식수술을 했다. 비혈연간 신장이식은 거부반응 가능성이 일반환자에 비해 높다. 이런 연유로 이회장은 그동안 고용량 면역억제 요법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서울구치소 수감후 비위생적 환경과 치료미흡등으로 약제가 제기능을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이 악화할 경우 면역억제제의 거부반응 위험 상황에 빠지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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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재현 CJ회장의 면역억제제 혈액농도가 계속 낮아져 새로운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회장은 재수감된 후 발에 부종이 생기고, 혈압도 높아지는 등 위중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회장은 17일 서울구치소를 나와 서울대 병원에 재입원했다. |
이같은 위중한 상황을 감안해서 서울대 주치의와 서울구치소가 의견조율 끝에 이회장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하게 됐다. 순전히 악화한 건강문제를 감안해서 이뤄진 의학적인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이회장은 발에 부종이 생기고, 혈압도 올라가는 등 복합적인 중증증세를 보이고 있다. 가족들과 그룹임직원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는 것.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신장이식이 잘못됐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새로운 장기가 몸에서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 고강도 면역억제제를 투여해서 일정수준에서 면역억제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는 거부반응을 줄이려는 데 있다. 그래야 이식된 장기가 적응할 수 있다.
당초 이회장이 재수감될 때, 서울대 주치의는 감염우려가 높고, 면역억제제의 거부반응도 나타날 수 있다면서 병원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가 재수감결정을 내리면서 이회장의 병세악화가 실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혈액농도가 낮아진 것은 이를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다.
서울대 병원은 이회장의 재수감후 외래검진시 피를 뽇아 측정한 결과, 혈액농도가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 이후 2차 외래진료시에도 수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장기에 대한 몸의 거부반응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대로 가면 수술 후유증과 거부반응으로 치명적 상태로 갈 것으로 예상됐다. 구치소에 신장전문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회장이 서울대 병원에서 다시 치료를 받게 된 것은 면역억제제 투여를 통해 혈액농도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고, 거부반응도 최소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법원도 일단 환자를 살린 후 수감하도록 하는 은전을 베풀어야 한다. 이것마저 거부하는 것은 가혹하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