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운행 및 설치 위한 도로교통법 1년 3개월 만에 소위 통과…28일 본회의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입주폭탄에 몸살을 앓던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혁신형 신교통수단이라고 불리는 '트램'(노면전차) 때문이다.

좀처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지지부진했던 트램 관련 법안이 소위를 통과하고 본회의만 남겼다. 모처럼 집값 상승 기대감에 따른 환호성이 쏟아지는 한편, 일각에선 트램 정거장 유치를 놓고 주민 간 갈등 심화 조짐도 보인다.

동탄2신도시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트램이 본격화될 수 있을지,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2일 국회 등에 따르면 트램 운행방법을 규정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지난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본회의는 오는 28일 예정이다.

트램은 지상에 설치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로, 전세계 400여개 도시에서 운영되며 지하철의 대체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전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들이 트램 도입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경기도 화성시도 동탄 1·2호선(망포∼오산 16.44km, 병점∼동탄2 17.44km) 트램 건설을 추진 중이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트램 운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의 핵심인 '트램 3법(도시철도법·철도안전법·도로교통법)' 중 하나로 김영진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병)이 지난 2016년 11월 발의했다.

도시철도법과 철도안전법은 이미 개정이 완료된 가운데 도로교통법 개정안만 1년 3개월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며 애를 태운 바 있다.

   
▲ 동탄 1·2호선 트램 노선도(안).


개정안 국회소위 통과 소식에 동탄2신도시 부동산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입주 물량이 집중되며 부동산 시장이 극심하게 침체됐던 만큼 호재에 따른 시장 반응 속도도 빠른 것이다.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어제(21일) 트램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문의전화가 많아졌다"며 "이미 트램 역세권 예정 단지 등을 중심으로 집주인들의 매도 보류 움직임과 함께 매물이 실종되기 시작했고 가격 변동도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램 노선 변경 등과 관련된 주민(입주예정자) 갈등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문제가 불거진 부분은 현재 여울공원 앞으로 계획된 트램 정거장과 노선(2호선)이다.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는 "학원·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문화디자인밸리로 쪽으로 노선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과 "30만㎡ 규모 수도권 남부 최대 여울공원의 이용과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원안 그대로 진행되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동탄2신도시 B아파트 한 입주예정자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문화디자인밸리 주변 단지들을 중심으로 한 '노선 변경' 측 주민들과 나머지 '원안 사수' 측 주민들의 논쟁이 상호비방으로 이어지더니 막말과 욕설까지 난무하고 있다”며 “트램은 동탄2신도시 주민 모두의 숙원사업인데 이렇게 갈등이 심화되면서 또다시 지연되거나 좌초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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