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사유화, 제작비 유용 혐의 포착 주장

세월호 참사 보도이후 분란, KBS노조, 길환영 사장 검찰 고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부실보도와 왜곡보도 등으로 내홍에 휩싸인 KBS내분사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S 노조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길환영 사장이 사장 직위를 이용해 공영방송을 사유화하고, 제작비 유용 등 불법 행위를 저질러 온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정황을 근거로 길 사장과 이번 사건에 관련된 간부, 자회사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KBS노조는 길 사장에 대한 네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첫째 미술비 수의계약을 통한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고, 인사 청탁의혹,  제작비에서 사장 해외 출장비용 충당의혹, 사장 출장비용 계열사에 전가등을 지적했다.

KBS노조는 지난 3월에 이뤄진 감사원의 'KBS 및 자회사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에 근거, 길환영 사장이 미술제작비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계규정을 어기고 수의계약을 통해 계열사 KBS아트비전을 부당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인해 100억원가량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 언노련 산하 KBS노조가 18일 길환영사장을 세월호 참사보도와 관련, 방송을 사유화하고, 계열사도 부당했다면서 검찰에 고발했다.

 

KBS는 세월호 부실및 선정보도, 왜곡보도 논란으로 침몰위기로 치닫고 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세월호 희생자를 교통사고 사망자와 비교하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으로 전보됐다. 김전국장은 퇴진하면서 길환영사장이 뉴스제작과 편집의 독립성, 중립성을 침해하고, 청와대의 외압을 받아 부단히 뉴스제작과 편집에 간여했다면서 동시퇴진을 주장하는 등 파문을 일으켰다.

KBS내 부장급이상이 많이 가입한 중도성향의 공영노조는 KBS공영방송의 품위를 손상시킨 김 전국장을 즉각 파면하고, 길사장은 방송중립성보장 강화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KBS노조와 기자협회는 길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보도본부 부장들도 이에 가세했다.

KBS사태는 이제 정치쟁점으로 부상했다. 김시곤 전국장이 청와대에서 수시로 개입했다고 주장하면서 야당이 이를 정식으로 쟁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대통령이 19일 대국민담화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면서 KBS는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디어펜=이의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