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정부가 법정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까지 단축하면서 일부 업종이 수혜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여가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여행과 쇼핑 등 소비 지출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단축 개정안에 따라 일부 업종이 주5일 근무제, 대체휴일제도 시행 때와 같은 특수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근로 시간 단축이 기업의 인건비 상승을 부추겨 소비심리를 꽁꽁 얼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내수경제 활성화에 미칠 기여도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이전 조사에서도 휴일이 늘어남에 따라 관광 수요와 소비 지출은 커지는 모습을 보인 적 있다"며 "음식점과 같은 자영업자들의 경우 당장 인건비 지출이 부담돼 사람을 줄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내수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측면이 높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레저와 유통 업종 등은 근로단축이 시행됐던 2004년에 매출 상승을 경험한 바 있다. LG경제연구원과 통계청의 2005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주5일제 도입 이후 국내의 교양·오락, 잡비(용돈), 외식비 등 가계지출은 월 평균 3.4%, 일반 해외여행 지출(국제수지 기준)은 17.2%가 증가했다.
당시 홈쇼핑 업종의 경우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는데 현대홈쇼핑은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된 7월 매출이 전달에 비해 9%, CJ홈쇼핑은 6%까지 올랐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퇴근시간이 앞당겨져 TV 시청이 늘어나면 매출 신장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상 퇴근 후 9시 이후가 매출이 많이 나오는 프라임타임인데 그 시간이 앞당겨지거나 추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저 업계 또한 여가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큰 수혜를 누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여행 사업은 주5일제 근무의 정착 및 해외여행의 활성화(1000만명 이상)로 역대 최대인 1조 297억원(15.4% 증가)의 매출을 기록했다.
무인 산업 업계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1인당 노동시간이 기존보다 제한되면서 24시간 업무가 돌아가는 사업장의 경우 고용 확대가 불가피해졌고, 인건비 절감 측면에서 자동화 생산기기 등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이다.
반면 유통업종이지만 대형마트 업계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12년 의무 휴무 제도에 따라 월 2회 휴업과 야간 영업 금지 등이 시행된 상태로 매출 상승 기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의 강제 휴무 정책에 따라 과거에 비해 문 닫는 날이 많아져 매출 신장에 기대감이 크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면세점이나 복합쇼핑몰 등은 이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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