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산업계 ""맥주캔 등 포장재 값 오를 것"
알루미늄 원재료 초콜릿·맥주 포장재 원가 상승 타격 우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 전쟁’에 대해 미국 산업계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고 있다.

철강뿐만 아니라 알루미늄을 재료로 사용하는 맥주와 식품, 음료 제조업체들도 원가 상승을 걱정해 반대 성명을 내놓고 있다.

5일 CNN과 볼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모든 국가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목에 대해 각각 25%,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지 제조업체와 각 협회 등이 앞다퉈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맥주협회는 지난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맥주의 절반 이상이 알루미늄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어 관세 부과 시 맥주산업의 일자리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성명에서 짐 맥그리비 맥주 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알루미늄 10% 관세로 미국 음료산업이 부담할 추가 비용이 3억4770만달러(약 3765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 미국내 제조업체들이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무역 전쟁'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놓고 있다./사진=픽사베이


세계 최대 식음료 금속포장재 생산기업인 볼 코퍼레이션(Ball Corporation) 측은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해 식품과 음료 제조업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회사는 올해 알루미늄 용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남미에서 사업을 확대할 것을 밝히는 등 공장 증설까지 예정돼 있어 원가 상승 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펜실베니아 지역구 찰리덴트 하원의원 또한 초콜릿 제조사인 허쉬(Hershey)에 대해 "키스 초콜릿과 과자 포장 등에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다"며 우려하는 논평을 내놨다.

3M, 프록터 앤 갬블, 듀퐁, 엑손 모빌 등이 회원사로 있는 미국화학협회(ACC)도 "관세 부과는 공장 설립과 가동 비용을 올리고 혁신을 둔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미국 알루미늄 생산량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음료 포장 때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업체들로선 관세 부과에 따른 원가 상승이 예상돼 부담을 표하는 상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Bloomberg Intelligence)에 따르면 컨테이너 및 포장재는 미국 내 알루미늄 소비량의 약 18 %를 차지한다.

트럼프 정부는 이번 무역규제를 통해 자국 내 철강, 알루미늄 생산자들의 생산능력가동률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인데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자국 내 생산량을 끌어올리더라도 매년 소비되는 알루미늄 550만t 중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해 외부 수혈에 따른 원가 상승 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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