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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지개 편 전경련…다음은 '자유화'다
미국 통상 압박 '해결사'로 기지개 편 전경련
이제 '자유시장경제'체제 우월성 국민에 알려야
조우현 기자
2018-03-07 11:00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역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움직였다. 전경련은 북한만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를 대신해 수십 년간 다져온 네트워크를 활용, 미국 통상 압박의 '해결사'로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선 "전경련은 나설 자격이 없다", "이를 계기로 신뢰 회복을 노리고 있다"고 폄훼했지만 이번 일은 이렇게 일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미국과의 무역은 대한민국의 먹고사는 문제가 달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전경련도 이런 비판을 예상했을 것이다. 굳이 국정농단 사건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재벌 앞잡이'이거나 '해체해야 하는 단체'였다. 인기하곤 거리가 멀었단 의미다. 하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가해진 상황에서 그런 비판은 중요한 게 아니었을 거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숨죽이고 있던 전경련이 나설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 대한민국 목전에 닥쳤다는 거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는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세상 사람이 다 아는 '위기'의 순간에도 우리 정부는 북한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물론 '단호한 대응'을 거론하긴 했지만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허세'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란 의미다. 그걸 전경련이 해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사진=전경련 제공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수지 적자 감축 노력을 이해하지만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 제재 강화는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예로 들며, 양국이 강력한 동맹을 유지해 온 만큼 한국이 미국발 통상전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배 이상 늘어나 미국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도 호소했다. 


세탁기, 태양광 패널에 이어 철강 수입까지 제한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의 경영 위기는 시간문제다. 생산이 줄고, 직원들의 일자리까지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위기를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 하는 건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청와대에 '경제 브레인'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전경련 같은 단체가 필요한 거다.


다만 이 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전경련의 신뢰는 순식간에 회복되지 않을 것 같다.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상당수 대기업이 탈퇴하는 아픔을 겪었다. 예산과 인력이 크게 줄었고, 민간과 정부를 연결시키는 매개체 역할은커녕 오히려 '왕따'를 당하고 있다.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전경련이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본다. 전경련이 존재하는 한, 그들이 지켜야할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라는 대한민국의 가치다. 이 체제가 기반이 돼야 기업도 존재하고 경제도 좋아진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자유화'가 기반 돼야 가능한 일이란 뜻이다. 이제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우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이런 시각에서 정책을 건의하는 싱크탱크로 변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전경련이 살고 대한민국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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