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원 리튬 프로젝트 참여…7% 투자해 원료 싸게 공급 받아
칠레 현지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 설립 계획…세부계획 조율 중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포스코와 삼성SDI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칠레에서 대규모 리튬 프로젝트를 따냈다. 

중국과 현지 기업 등에 밀려 전체 사업 규모 중 한국의 투자 비중은 7% 그치지만 가격 경쟁력과 추가 해외 자원 개발 사업 확보에서 탄력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 리튬 생산 과정 모습/사진=칠레 생산진흥청 제공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삼성SDI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칠레 생산진흥청(CORFO)으로부터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CORFO는 지난해 5월 리튬 후방산업 확대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양극 사업자 선정 입찰을 진행했고 이날 한국과 중국, 칠레 3개 국가 기업을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포스코는 칠레에서 제공한 리튬을 토대로 2차 전지 소재의 핵심인 양극재를 만들고 삼성SID는 양극재로 2차 전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리튬은 에너지 예비장치의 핵심이 되는 중요 소재다. 전기자동차 등의 배터리 생산에 이용되기 때문에 각 제조업체들은 공급 계약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칠레의 경우 전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국가로 향후 배터리 제작 원가 측면에서 양사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CORFO측은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사업자들에게 가격 측면에서 우대가를 제시하기로 해 원료 수급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리튬과 코발트 등 희귀금속이 쓰이는 2차 전지 시장은 최근 수요가 급증해 원자재를 가지고 있는 국가에 투자하는 게 중요해졌다"면서 "프로젝트 수주 시 국내로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고 말했다.

최종 사업자에 중국과 칠레 '한국 투자 비중 7%뿐'

CORFO는 국내 외에 최종 사업자로 중국 Sichuam Fulin 그룹 유한회사와 칠레 현지 기업 Molymet.도 함께 선정했다.

3개 회사의 총 투자금액은 7억4400만 달러(약 7916억1600만원)로 포스코와 삼성SDI은 이 중 575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전체 투자 금액 비중으로 따지면 7% 수준이다. 자원개발산업의 경우 탐사와 개발시설 건설,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십억달러의 대규모 자본이 조달되야 하는 사업으로 중국 쪽의 투자액이 커 국내 비중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중국과 칠레 사업자의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경우 통상 국내보다 투자액 규모가 10배 이상 높고 협상력에 우위를 점하는 일이 많아 중국의 지분이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리튬 생산 업계 관계자는 "자원 개발은 자금 싸움 측면이 강한 사업 중 하나로 직접 채굴권을 가진다기보다 투자금 대비 수입을 배당하는 구조로 보면 된다"며 "중국의 경우 외환보유고가 많은 국가라 자금 조달 면에서 유리하고 국내보다 협상력이 높아 한국 투자 비중이 낮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포스코와 삼성SDI는 575억원으로 향후 칠레 북부 소재 메히요네스주에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인데, 컨소시엄 지분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했다.

현재까지 사업자 선정만 이뤄진 상태로 추후 칠레 측과 협의해 세부 계획안 등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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