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알면 알수록 괜찮은 상품인데, 처음 나올 때의 절반 정도만 관심을 받아도 좋겠습니다.” (시중 A증권사 관계자)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재산 증식’ 프로젝트로 개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올해 들어 ‘시즌2’로 새단장을 하고 혜택을 늘렸지만 시장의 관심은 출시 당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여전히 가입요건이 제한된 데다 투자자들의 수익률 기대치도 대폭 올라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사진=미디어펜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만능통장’이란 수식어와 함께 화려하게 등장한 ISA가 두 돌을 맞았다. 지난 2016년 3월 14일 ‘과열 논란’까지 일으키며 신고식을 치른 ISA였지만 불과 2년 만에 분위기는 표변했다. 수익률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수는 계속 감소 추세다. 올해 몇 가지 제도를 정비해 ‘시즌2’로 돌아왔지만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무려 240만 명을 넘어섰던 ISA 가입자 수는 2016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1월 말 현재 가입자 숫자는 210만 명까지 감소한 상태다. ISA 출시 초기 많은 지적을 받았던 ‘중도인출’ 부분을 개선했고 서민형 상품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2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전체 가입자 수는 또 다시 1만 4661명이 감소했다. 

역설적이게도 수익률은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일임형 ISA 상품 모델 포트폴리오의 최근 1년간 전체 평균 수익률(단순평균)은 9.49%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랠리에 힘입어 고위험 ISA 상품의 수익률(평균 13.96%)이 특히 높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메리츠 ISA 고수익지향형 B’의 경우 28.0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 기록을 세웠다.

수익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불이 붙지 않는 이유로는 ‘여전히 아쉬운 혜택’이 첫손에 꼽힌다. ISA 일반형의 경우 가입 기간(5년) 발생한 순이익에 대해 200만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소득세율 15.4%까지 감안했을 때 실제 가입자가 비과세로 아낄 수 있는 세금은 5년간 30만 8000원 수준이다. 아울러 가입조건은 여전히 소득이 있는 근로소득자, 사업소득자, 농어민 등으로 제한되고 있다. 소득이 없는 청소년이나 가정주부, 은퇴자는 ISA에 가입이 불가능하다. 

최근 금융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암호화폐 시장이 가진 역동성을 ISA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으로 투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ISA가 빠르게 변하는 시장의 기대를 맞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입대상을 확대하고 투자 상한을 올리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ISA는 올해 12월 31일으로 일몰을 맞이한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시행된 ISA 비과세 한도 확대의 효과를 보고 세제 혜택 연장 여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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