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가격 역대 최고치 t당 1030달러
제지업계 원가 부담에 난색…특수지 확대로 대응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지난해부터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던 펄프가격이 이달 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제지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각각 인쇄용지 대신 특수지 품종 확대 등 판매 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맞대응하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펄프 가격은 톤당 1030달러(약 109만9010원)을 기록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981달러에 그쳤던 게 매달 상승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펄프가가 고공행진 하는 이유는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위생지 등 펄프 활용 다각화로 중국을 비롯해 신흥국들의 펄프 수요가 증가한 반면 공급량은 부족해지고 있다.

원료 조달 면에서는 펄프 생산량 3위 국가인 캐나다에서 대규모 산불이 일어나 원재료인 목재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브라질 셀루로스가 사고로 9월 펄프 생산을 중단해 차질이 일어난 상태다.

펄프가의 경우 제지 생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로선 고민이 크다. 직접 펄프를 생산하는 무림제지를 제외한 한솔제지, 한국제지 등은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제지 관계자는 "펄프가가 종이 생산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다보니 원가 절감 부분에서 고민이 크다"며 "현재 업계는 인쇄용지 분야를 줄이되 특수지 부문을 늘리는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제지의 경우 아트윈제지와의 합병 이후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특수지로 사업을 확장했다. 아트윈제지 신탄진 공장을 감열지 및 인쇄용지 교차 생산라인으로 바꾸며 시설투자를 개조한 것이다.

한국제지 또한 기존의 생산 설비를 개조하는 방법으로 특수지 품종 확대에 나섰다. 수출 부문에서도 지종 지품 등을 다양화해 특수지 수출 비중을 늘리는 등의 고부가가치 품종 중심으로 사업 개편에 나섰다.

올해 초에는 지난해부터 미뤄 온 가격 인상도 단행했다. 올해 1월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는 국내 신규 주문에 대해서는 7%, 북미지역 주문 물량에 대해서는 t당 44달러, 한국제지는 6% 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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