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주도해 온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가 공유하게 될 태평양 노선에 대한 경쟁 제한성 검토와 더불어 각 조사결과를 토대로 최종 심사를 마친 상태로, 국토부는 곧 조인트벤처에 대한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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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 세번째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Steve Sear)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가 협정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
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운영을 놓고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항공 자유화 협정(오픈스카이)을 맺은 지역으로 항공사들이 비교적 쉽게 노선을 개설할 수 있는 데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 등 글로벌 항공사들의 조인트벤처가 무난히 양국 심사를 통과한 바 있어 기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이후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사업이 본격 시작되면 운항편 증대를 통해 태평양 노선을 선점하게 된다.
양사는 조인트벤처를 통해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23개 노선(대한항공 11개·델타항공 12개)을 공유할 수 있고, 중복 노선을 제외하면 총 21개 노선에 대한 공동영업이 가능하다.
복수의 노선을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함으로써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스케쥴 선택 폭이 넓어지고 탑승권 인하와 마일리지 공유도 가능하다. 또 이원구간에 대해서도 편리한 노선 운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6월 조인트벤처 협정 체결 당시 “양사 간 조인트 벤처 협력은 편리한 연결 스케줄 제공을 비롯해 소비자 혜택을 크게 증진시킬 것”이라며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과 함께 인천공항 환승 수요 증가를 이끌어 허브공항으로서의 경쟁력 및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통상 항공사 조인트벤처는 실체적인 법인이 설립되는 것이 아닌, 특정 노선에서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협력 형태의 일환이다. 한~미 노선의 경우 '항공 자유화' 시장이어서 대한항공-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가 타 항공사 진입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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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창립 49주년 기념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
해외에서는 항공사들의 조인트벤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중국 남방항공의 샤먼항공은 2006년부터 에어프랑스·KLM와 중국~유럽 구간에 대한 조인트벤처를 체결한 바 있고, 일본은 2011년 JAL과 ANA가 세계 1·2위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과 태평양 노선에서 동시에 조인트벤처를 시작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0개의 항공사가 18건의 조인트벤처를 체결했고 이를 통해 거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는 동북아시아 허브 공항으로서 인천공항의 위상 강화에 따른 수요도 기대했다. 대런 헐스트 보잉 마켓분석·세일즈지원 총괄 디렉터는 지난 16일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대형항공사(FSC)·저비용항공사(LCC) 모두 장거리 노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도착 외에도 환승수요가 많아 앞으로 항공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글로벌 네트워크 입지도 굳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인천공항은 지난 1월18일 제2여객터미널(T2) 개장 이후 이달 8일까지 50일동안 전체 국제여객수가 969만명(전년비 8.7%증가)을 기록했다. 환승객은 10.9% 늘어난 118만명을 돌파했다.
이런 수요에 힘입어 델타항공도 최근 신형 중장거리 기재인 A350-900을 투입해 아·태 노선 가운데 인천공항을 미래 핵심 공항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델타항공은 또 국내에 일본보다 1개 더 많은 3개의 직항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의 최종 승인(발표)을 기다리고 있다"며 "대한항공-델타항공 조인트벤처는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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