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픽업트럭 관세철폐 시점 양보해 미국 시장 진출 기회 무산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자동차분야를 양보하는 대가로 철강 수출 무관세 쿼터를 확보했다며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성명을 통해 "이번 개정협상에서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의 미국 관세철폐 시점을 현행 2021년에서 2041년까지 20년 추가 연장하는 것으로 대폭 개악됐다"면서 "또한 한국 안전기준에 미달하지만 미국안전기준 충족차량의 제작사별 한국수입 허용물량은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2배 확대되는 등의 자동차분야 양보가 주류를 이룬다는 전반적인 평가"라고 지적했다. 

   
▲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사진=미디어펜


노조는 "현대차는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2020년이후 출시예정으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픽업트럭 콘셉트카를 공개했고, 2016년 브라질 상파울루 모터쇼에서는 2018년 브라질 현지생산예정인 크레타-픽업트럭 콘셉트카를 공개한 바 있다"면서 "통상적으로 자동차업계에서 모터쇼의 컨셉트카 공개는 2~3년후에 양산차 출시로 이어지는 게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2021년경 픽업트럭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미국에 픽업트럭 관세철폐 시점을 양보하면서 시장 진출 기회가 무산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정부가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국내업체가 없기에 미국관세 철폐시한을 2041년까지 추가 연장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명백한 직무유기"라면서 "정부의 이번 한미FTA 자동차분야 개정합의는 한국자동차산업을 죽이려는 미국자동차 빅3의 사전견제와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트럼프의 '한국 픽업트럭 사전봉쇄전략'을 수용한 굴욕적 협상"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노조는 2017년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1720만대의 25%인 430만대를 차지하는 픽업트럭시장이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 먹거리이자 미국시장의 블루오션이라 판단하고 픽업트럭 국내생산을 지난 수년간 주장한 사실이 있다"면서 "현재도 일부 물량이 부족한 생산공장에서는 픽업트럭 국내생산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부가 픽업트럭에 대해 현재 국내생산업체가 없다는 직무유기성 이유와 핑계를 대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미국 관세 25% 철폐시점을 2041년까지로 추가 개악한 것에 대해, 5만1000 조합원들과 함께 경악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미국자동차 수입허용 기준완화'와 한국자동차의 '미국 픽업트럭 시장진출 원천봉쇄'에 대해 한국자동차산업의 완성사와 협력부품사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공식사과하고, 한국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발전전망과 대책을 조속히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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