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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당일 노래방"…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와 자격 논란
세월호 사고 당일 행적·논문 표절…함구하는 언론노조 '세월호 팔이' 자인하는 셈
편집국 기자
2018-04-02 10:22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늘날 KBS가 어떤 지경까지 와 있는지 정확한 단면을 보여준 사례였다. 양승동은 청문회에서 사장 자리를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집념을 드러낸 현란한 말바꾸기 기술을 보여줬다. 세월호 사고 당일, 법인카드 노래방 사용 문제를 지적하니 "내가 그랬을 리 없다"며 시치미를 떼다 증거를 대니 마지못해 인정하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논문표절을 지적하니 관행이라 버텼다. 과거 부하 직원 간에 있었던 성관련 사건을 무마, 은폐한 것 아니냐고 하니 가해자를 다른 지방사에 발령 낸 게 최선이라 했다. 새로운 팩트 없이 8년 동안 사골 우려내듯 하는 <추적60분>의 수준 이하 천안함 음모론 방송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런 사람이 집권 여당과 대한민국 국가기간방송사에서 일하는 기자와 피디, 언론인 다수가 소속된 언론노조가 지지하는 사장 후보자다. 이런 사람이 KBS 사장이 되어 공영방송 KBS를 정상화시키겠단다. 뭘 정상화한다는 얘긴가. 소가 웃을 노릇 아닌가.


양승동 후보자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할 적폐의 총합, 결정체와 같은 인물이다. 매번 지겹게 보아온 고위공직자의 거짓말과 위선, 논문표절은 물론이고 여성계가 분노하는 성관련 사건 무마, 은폐 의혹까지 사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세계 전문가들이 밝혀낸 천안함 폭침의 진실이란 과학까지 부정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천안함 음모론을 재탕, 삼탕한 것에 불과한 <추적60분> 방송이 문제없다고 말할 수 없다.


더 기가 찬 건 진보 좌파 세력이 그토록 터부시하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드러난 위선이다. 양 후보자는 정책발표회에 자신이 세월호 참사를 아직까지 가슴 아파한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나와 유난을 떨었다. 그래놓곤 인사청문회장에서 세월호 침몰 당일 노래방에서 술 마시고 노래를 부르지 않았냐고 지적을 당하자 "그런 일 없다"고 하다, 제보가 있다고 하니 "제가 그랬을 리 없다"고 했다. 법인카드 내역에 대해 책임질 수 있냐고 하니 회사 담당자 책임이라고 회피했다.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승동 후보 사퇴가 KBS의 정상화


양승동 후보자는 또 노래방 출입이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냐는 물음에 "확인해 보고 말하겠다"고 했다. 당당하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퇴하겠다고 답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책임을 남에게, 회사에 돌리는 욕심 많은 자가 KBS 경영과 보도를 책임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나. 세월호 사고와 같은 대참사가 벌어진 날 자기 행적, 특히 다른 곳도 아닌 노래방에 간 사실조차 기억 못한다는 사람이 KBS와 같은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국을 이끌 수장 자격이 있나.


양승동 후보자는 단지 거짓말 문제가 아니라 불리하면 조금씩 말을 바꾸는 그 과정의 질이 더 안 좋다. 강규형 전 KBS이사를 비롯한 구여권 추천 이사들의 경우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파고 도덕, 양심, 규정 찾아가며 직장, 학교, 교회까지 찾아가 망신주고, 겁박하고, 폭력까지 행사하면서 기어이 쫓아낸 사실을 잊었나. 만일, 이들 이사가 세월호 참사 당일 양 후보자처럼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면 어땠겠나. 양 후보자 정도의 핑계와 발뺌 정도면 넘어가줬겠나. 모르긴 몰라도 세월호 유가족과 언론노조에 의해 난자당하지 않았겠나. 


양승동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필자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쥐죽은 듯 잠자코 있는 언론노조와 세월호 유가족들 태도다. 세월호 사고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길환영 전 사장에게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던 언론노조는, 참사 당일 노래하며 즐겼을지 모를 사장 후보자라도 우리 편이니 괜찮다는 말인가.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해 그간 KBS 언론노조원들이 눈물까지 흘리며 보인 태도가 진짜라면 양승동과 같은 자는 사장 후보가 되는 일조차 있어선 안 되는 것 아닌가. 유가족들도 마찬가지다. KBS 세월호 보도가 엉망이라며 그토록 항의했던 유가족들은 자신들이 비통해하던 시간, 노래방의 요란한 조명 아래에서 노래를 부르고 즐겼을지 모를 사장 후보자만큼은 절대 용납해선 안 되는 것 아닌가.


그간의 태도가 위선이 아닌 진정이었다면 언론노조와 세월호 유가족들이 가장 먼저 나서서 양승동을 반대해야 상식적이다. 간단하다. "세월호 팔이"라는 비판이 틀리다면 양승동 후보자 스스로 사퇴해야 맞다. 당사자가 사퇴하지 않으면 언론노조와 세월호 유가족이 앞장서서 사장 임명을 막아야 한다. 그게 사회 정의이고 정상화다. /박한명 언론인·미디어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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