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갤럭시S9 조기 출시' 효과…1분기 영업익 15조6천억
최대 실적 유지 위해 '미·중 무역 전쟁' 유탄 피하는 게 '관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또 한번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던 ‘반도체 고점’ 우려에 종지부를 찍었다. 다만 최근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 전쟁’의 유탄을 피하는 것이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삼성전자는 6일 2018년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연결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매출(50조5500억원)보다 18.69% 증가, 영업이익(9조9000억원)은 57.58% 상승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또 한번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호황’과 ‘갤럭시S9 조기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5.5%의 비중을 차지했었다. 일각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기우'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또 갤럭시S9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8보다 한 달 앞서 출시되며 조기 출시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두 나라 ‘무역 전쟁’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 것이 실적 고공행진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를 적용, 1000억달러(약 106조원)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로비를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는 지난 3일 1300개의 중국산 첨단 기술 품목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후 이틀 만에 내놓은 조치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초강경 태도’로 맞서고 있어, 트럼프의 추가 관세 검토에 추가 보복 조치를 준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초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의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일부 비메모리 반도체 제품만을 포함했다. 때문에 중국 시안공장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다행이 ‘악재’는 면했다. 

하지만 보복에 보복을 거듭하는 두 나라의 ‘무역전쟁’이 지속됨에 따라 그 피해가 우리 기업에 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지난 2월 미디어펜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지난해부터 도입하고 있는 ‘통상 규제’는 한국 보단 중국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우리가 중국과 무역 관련성이 높다 보니 덤으로 제재를 당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면서 “국가 간 통상 문제를 기업이 나서서 풀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기업이 세계 통상 환경이나 수입시장의 정치적 환경을 고려해 기업 나름대로 통상 문제에 대한 감각이나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태 교수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 “미국의 관세로 중국의 수출이 막히면 그대로 한국경제에 직격탄”이라며 “중국의 수출품의 중간재를 우리가 대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두 스트롱맨 중에 누가 먼저든 무릎을 꿇어야 하는데 강대국 자존심과 국내 정치로 인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또 하나의 커다란 경제 불확실성이 추가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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