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후보선거에서 보수후보끼리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1, 2위를 하고 있는 문용린후보와 고승덕후보간에 진정한 보수후보를 둘러싸고 적벽대전을 능가하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이상면 후보가 보후군소후보로 나왔지만, 인지도 지지등에서 다소 힘에 부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수진영 후보싸움은 사실상 문용린 고승덕 후보간의 양자대결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진보진영에선 조희연씨가 일찌감치 단일후보로 결정돼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보수는 분열되고, 진보는 단일화된 양상이다.
보수후보의 경우 현재론 변호사와 의원, 펀드매니저, 예능TV출연등으로 아줌마들에게 많이 알려진 고승덕후보가 인지도면에서 다소 앞서가고 있다. 고후보는 그동안 지상파방송과 케이블채널등에 많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덕을 보고 있다. 교육경력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 인지도덕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다. 현재 고후보는 일부 대학의 겸임교수등을 맡고 있다.
현 서울시 교육감인 문용린후보는 교육인생 외길 30년을 내세우며, 1000만 서울의 교육행정을 책임지고 맡을 적임자는 자신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사대 교육학과를 나와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래 서울대에서 교육학과 교수를 하고, 교육부장관까지 역임한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교육이론과 행정을 두루 경험한 후보는 자신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고승덕후보의 경우 교육경력이 없어도 출마할 수 있다는 일시적인 법의 혜택을 받아 급작스레 나왔다며 근본부터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정책과 공약등에선 문후보가 고후보보다 앞선다는 게 문후보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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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감선거에서 보수의 문용린 후보와 고승덕 후보간에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지도면에서 이들 두후보가 1,2위를 형성하며 선두권을 형성중이다. 좌파 전교조 단일후보로 나온 조희연 후보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좌로부터 고승덕후보, 문용린 후보, 이상면 후보, 조희연 후보 |
문후보와 고후보는 좌파교육과 전교조문제에선 공통의 입장을 갖고 있다. 학교를 이념투쟁의 장으로 삼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곽노현 전교육감이 시행했던 학생인권조레 제정 등에 대해선 비판적이다.
문용린 후보는 자신이 보수진영의 단일후보라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꼽고 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인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추대전국회의'가 최근 문후보를 보수 단일 후보로 추대했기 때문이다. 반면 고후보는 자신도 보수후보로 나서고 있는데, 보수단일후보라는 말은 문제가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현재 판세는 고후보가 인지도면에서 강세를 업고있다. 문후보가 그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진보의 조희연후보는 3위를 형성하며 추격중이다. 하지만 곽노현 전교조교육에 염증을 느낀 서울시유권자와 학부모들이 워낙 많은 점이 조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경쟁후보 매수혐의로 중도하차한 곽노현 전 교육감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보수단일후보로 나온 문용린 현 교육감이 진보진영 단일후로보 나온 이수호씨를 압도적인 표차로 이긴 바 있다.
현재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40%이상된다는 점에서 누가 이길지는 예측불허다. 남은 선거기간에 누가 얼마나 인지도를 높이고, 교육에 관심이 높은 서울시민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에 달렸다. 이번 선거에 대해 유권자들은 냉담하다. 시장선거에는 그런데로 관심을 갖고 있지만 교육감선거에는 거의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50대이상에서 지지를 많이 받는 문용린후보가 유리하고, 젊은층에 어필하는 고후보가 다소 변수가 될 전망이다. 50대는 적극적인 투표층인 반면, 젊은층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얼마나 끌어모으느냐가 문용린후보냐, 고승덕 후보냐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용린, 고승덕 후보 등 '보수 2강'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조희연 후보는 현 박원순 서울시장과 참여연대를 창립한 이력을 바탕으로 "박원순의 '희망서울'을 조희연의 '희망교육'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자사고 등 특목고존폐 문제에선 의견이 뚜렷이 엇갈렸다. 문후보는 수월성교육과 사학자율성 제고를 위해 자사고를 유지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고후보는 자사고와 일반고의 문제점과 장점을 살리는 '서울형 새학교'라는 추상적이고 애매한 공약을 내걸었다. 진보의 조희연후보는 자사고 전면폐지와 일반고 전환 등을 공약했다. 역시 좌파후보다운 발상이다.
조희연후보는 무농약, 무방사능, 무GMO 등 친환경 급식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친환경급식은 말은 그럴듯하다. 실제 학교급식현장에선 친환경제품이 가격이 비싸고, 이로인해 단백질 반찬이 상대적으로 빈약해져 학생들이 단체급식을 기피하고 도시락을 싸오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조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같다.[미디어펜=이의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