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지난 10일 오후 산은에 확약서 전달
인력 감축 대신 무급휴직 등 고통 분담안 담아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STX조선해양은 10일 사무직을 제외한 생산직 근로자에 대해 5년간 6개월씩 무급휴직을 하는 조건으로 노사확약서를 작성해 산업은행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STX조선 관계자는 "금일 오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인건비 40% 이상의 절감안이 담긴 노사확약서를 제출했다"면서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생산직 근로자만 5년간 6개월씩 무급휴직을 하는 안건을 담았다"고 말했다.

노사는 이를 실시하면 지난해 급여 지출액 672억원 대비 3분의 1 가량이 축소된 약 200억원 정도의 인건비를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초 삼정KPMG회계법인이 컨설팅을 통해 제시한 생산직 근로자 75% 감축안 금액과도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지난 8일까지 실시한 희망퇴직·아웃소싱 신청 144명의 인원은 제외돼 계산됐다.

STX조선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산은은 인건비를 줄이라는 말만 했을 뿐 인력을 축소하란 말은 없었다”면서 “수용안이 무사히 받아지게 될 경우 휴직 인원은 연말께 산은이 생산 스케줄 등을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STX조선해양의 골리앗 모습/사진=미디어펜 DB


실제 지난달 8일 산업경쟁력강화장관회의(산경장)에 참석했던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STX조선에 대해 고용비용 등에 대한 문제를 가장 크게 지적했고, 노사는 인력 감축 대신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를 협의한 상태다.

당시 산경장 회의에 참석했던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수주 물량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직접고용비가 너무 많이 들었던 게 가장 큰 문제로 컨설팅 검토 시 간접고용비와 같은 고정비 변동 대한 분석 도출을 주로 했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사내인력을 외주화(아웃소싱) 시키는 방안과 생산간접 인력 감축안 등을 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확약서가 정부와 산은이 제시한 마감 시한(10일 오전 12시)을 훌쩍 넘긴 오후께 제출됐다는 점이다. 이미 산은은 STX조선에 대해 마감 시한 미준수 등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밝혀 수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만 확약서 제출 시 세부 내용과 이행성 여부 등은 검토하겠다고 밝혀 회생 여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 경우 노사가 협의한 자구계획안 이행 효과가 미비하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택하겠다는 입장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노사 측에서는 급한 불은 껐고 산경장 회의 때 채권단과 각 부처가 모여 자구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날을 기점으로 법정관리 여부가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