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1, LA 다저스)이 시즌 두번째 등판에서 나무랄 데 없는 피칭으로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총 90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저스가 4-0으로 승리를 거둬 류현진은 시즌 두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7.36이었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2.79로 확 끌어내렸다.

앞선 시즌 첫 등판 때 류현진은 상당한 불안감을 안겼다.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3⅔이닝밖에 버티지 못하고 5피안타 5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후 조기 강판당했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인스타그램


두 번의 등판에서 롤러코스터를 탄 류현진. 무엇이 달라졌기에 이날 오클랜드전에서 류현진은 '괴물 모드'로 돌아온 것일까.  

일단 류현진은 등판 일정이 늦춰져 시간적 여유를 가졌다. 당초 9일 샌프란시스코전 등판 예정이었던 류현진은 7일 다저스 경기의 우천 취소, 10일 휴식일 등으로 등판이 이틀 밀려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첫 등판 후 일주일의 휴식을 가지면서 류현진은 드러난 문제점을 바로잡고 구위를 가다듬을 시간적 여유를 얻을 수 있었다.

피칭 내용으로 볼 때 류현진의 확연히 달라진 점은 제구력 안정이었다. 애리조나전에서는 4회도 못 마치면서 5안타와 5볼넷을 허용했다. 제구가 흔들린 탓에 볼이 가운데로 몰려 안타를 많이 맞았고 빠져나가며 볼넷도 많이 내줬다.   

하지만 이날 오클랜드전은 달랐다. 투구수 9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 60개로 제구가 잡힌 모습이었다. 패스트볼은 힘이 있었고, 변화구도 원하는 곳에 꽂혔다.   

안정된 제구에 더해 다양한 구종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한 것도 오클랜드 타선을 침묵시키며 짠물 피칭을 가능하게 했다. 류현진은 이날 패스트볼 36개, 커터 25개, 체인지업 13개, 커브 15개, 슬라이더 1개를 던졌다. 

구위에 자신이 있다 보니 다양한 구종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더욱 공격적으로 정면승부를 벌였다. 삼진을 8개나 잡아낸 것도 이런 공격적 피칭 덕이었다.

시즌 첫 승을 올린 것보다 피칭 내용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미소를 되찾은 류현진, 다음 등판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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