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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유출 부추기는 고용부, 대한민국 정부 맞나
'반도체 생산라인 측정 보고서' 공개하겠다는 고용부
비밀 유출 우려 안 하나…국가 존재 허무하게 만들어
조우현 기자
2018-04-14 09:00

   
조우현 산업부 기자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노동조합 간부 출신의 '클라스'는 남달랐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반도체 영업 비밀을 퍼뜨리려 하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얘기다. 고용부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한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가 "영업비밀로 볼 만한 정보가 없으며 설령 영업비밀이라도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산업통상자원부가 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에서 해당 보고서가 국가 핵심 기술인지 판단해달라고 SOS를 쳤기 때문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2일 "반도체 생산시설 배치 등 핵심 기술 공개를 피해야 한다"며 "반도체 생산 공정 내용까지 공개되는 것에 대한 삼성이나 SK 등의 걱정도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결과는 오는 16일 발표될 예정이다. 


반도체가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이라는 점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라다. 연간 900억 달러를 수출하는 품목이고, 삼성전자가 지난 40여 년 간 애써온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귀중한 자산을 "설령 영업비밀이라도"라는 말로 묵과하는 곳이 놀랍게도 대한민국 고용부다. 정말이지 국가의 존재 이유를 허무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고용부 뜻대로 된다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동종업계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일본, 중국 등 경쟁 업체를 도와주고 싶은 걸까.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줘도 모자랄 상황에 이 같은 일을 만든 고용부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고용부는 대체 어느 나라 정부인가.


   
삼성전자 관계자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그래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정부는 문제 해결사가 아니라 문제 그 자체다"라고 했나보다. 미국의 큰 경제 위기가 닥쳤던 시절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레이건은 '정부의 개입'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해결책은 정부가 아닌 시장에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는 모든 현안에 대해 이 같은 관점으로 접근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결과는 놀라웠다. 레이건은 8년의 재임 기간 동안 2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두 자리 수였던 인플레를 5% 이내로 줄였고, 2% 내외였던 경제성장률도 연평균 4% 이상 끌어올렸다. '법의 지배', '개인의 자유', '기업가정신' 등 자유주의 철학을 통해 미국 경제를 '성장'으로 이끌어간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법 위에 노조가 군림하고, 개인의 자유는 무엇인지도 모르며, 기업가정신과 같은 가치는 땅에 떨어져 있다. 민간 기업의 영업 비밀까지 정부가 나서서 공개하려 하고 있으니 말 다한 거다. 정부가 문제 해결사를 자처하며 벌이고 있는 일들 때문에 오히려기업을 괴롭히는 문제의 주최자가 됐다.


고용부는 반성해야 한다. 굳이 레이건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고용과 노동은 사측, 그러니까 기업이 있어야 존재한다. 기업이 존재해야 고용도 있고, 노동도 할 수 있단 의미다. 그런데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같은 사실을 간과하는 것 같다. '저러다 기업 망하겠다' 싶은 순간에도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한다.


국가의 역할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유는 소유권, 재산권을 의미한다. 노력해서 얻은 소유물이 언제 어디에서 빼앗길지 모르는 것만큼 불안한 것이 없다. 우리 기업이 지금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반도체 영업 비밀 유출이라니. 이토록 불안한 나라에서 삼성 같은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아무래도 기적인 것 같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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