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지난 6년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부랴부랴 조사에 나서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사업자를 관리·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토부가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조현민 전무가 과거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을 지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공문을 진에어와 대한항공에 발송할 예정이다.

현행 항공사업법(9조)·항공안전법(10조)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은 국적항공사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적법상 미국인인 조 전무가 2010년 3월 26일부터 2016년 3월 28일까지 진에어 등기임원을 지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실제 조 전무는 1983년 8월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지니고 있다. 미국식 이름은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선택한 조 전무는 외국인으로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형사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출입국관리법에 의거 별도의 조사를 받으며 상황에 따라 입국금지 조치도 당할 수 있다.

조 전무의 등기이사 논란은 국토부 책임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항공사업자 허가부터 운영까지 관리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로서 조 전무가 6년 동안 법을 위반하면서 진에어 사내이사로 재직한 것을 어떻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느냐는 비판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현재 불법적인 상황이 해소된 상태여서 면허취소 등 조치는 신뢰보호 원칙상 힘들다"는 입장을 통해 닫힌 결말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잘못을 한 진에어도 잘못이지만, 그걸 6년이란 시간 동안 잡아내지 못했던 국토부 역시 잘못이 크다"며 "당시에 미리 잡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법원이 등록시켜준게 잘못"이라며"'회사가 이사회 개최했으니 등록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내용 검수도 않고 무조건 등록시켜준 법원 쪽 잘못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특수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전무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이 담당하도록 했다. 조 전무 사건을 내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가 남부지검 관할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대한항공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데 이어 이날 광고대행사 관계자 등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 전무는 현재 변호사를 선임, 경찰 수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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