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감원장으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거론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5일 만에 중도 하차했다. 한 달 새 두 명의 원장이 낙마한 금융감독원은 이른바 ‘원장 쇼크’에 빠졌다.

금융업계서도 금감원장의 계속된 낙마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김 원장은 지난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종전의 범위를 벗어난 정치후원금 기부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림에 따라 금감원장직을 사임키로 하고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 김 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당분간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또한 금감원 경영 혁신을 위해 김 전원장이 꾸렸던 경영혁신 태스크포스(TF)의 향방은 아직까진 정해진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공식 취임한 김 원장의 15일은 그야말로 파란만장 했다. 김 원장은 취임 첫날부터 야당의 정치공세에 시달렸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일 “권력형 직권남용과 갑질 범죄 의혹이 있는 김 원장은 사퇴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취임 3일이 지난 5일엔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이 불거지며 김 원장의 행보에 본격적인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피감기관을 통한 외유성 출장 의혹은 금융 감독을 맡은 금감원장에게 치명적인 오점이었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원장이 정무위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예산 3077만원으로 본인은 물론 여비서까지 대동해 미국, 유럽을 10일간 다녀왔다고 한다"며 "항공료, 숙박비 외에 일비 등 용돈까지 챙겨 받았다"고 비판했다.

김 원장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3일 만에 해명하고 나섰지만 이미 여론은 더욱 들끓기 시작한 이후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김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쏟아졌다.  

이후 정치자금 돈세탁 의혹까지 불거지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지난 16일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원장의 이른바 ‘셀프 후원금’ 의혹에 대해 만장일치로 위법 판단을 내리며 마침내 김 원장은 취임 1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날 김 원장은 개인 SNS를 통해 “공직의 무거운 부담을 이제 내려 놓는다”며 “총선 공천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유권자조직도 아닌 정책모임인 의원모임에, 1000만원 이상을 추가 출연키로 한 모임의 사전 결의에 따라 정책연구기금을 출연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판단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률적 다툼과는 별개로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이후 벌어진 상황의 배경과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판단할 몫”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명권자께서 저를 임명하며 의도했던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그 어떤 기득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추진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마무리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원장의 부재에도 금감원 조직은 지속적으로 일을 수행할 것”이라며 “향후 또 다른 금융개혁 적임자가 차기 금감원장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적이 많은 강성 인사가 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업계 안팎에선 차기 금감원장으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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