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의 돌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잘 나가던 선두 두산 베어스와 첫 대결에서도 승리를 따내며 기세를 이어갔다.

한화는 17일 잠실구자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5-2로 이겼다. 

투타가 조화를 이뤄 따낸 승리였다. 효자 외국인선수 호잉이 1회, 3회 연타석으로 투런홈런을 때려내 초반 승기를 잡았다. 선발 윤규진은 5이닝 2실점으로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 내용을 보이며 승리의 발판을 다졌고, 박상원 송은범 정우람이 깔끔한 무실점 계투로 리드를 지켜냈다.

한화는 3위를 유지하면서 1위 두산과 승차를 3게임으로 좁혔다. 공동4위 KIA LG kt와는 1.5게임 차.

한화의 돌풍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한용덕 감독이 팀의 체질을 바꿔놓은 것을 비롯해 잘 뽑은 외국인 타자 호잉의 맹활약, 불펜진 정비, 선수들의 끈질겨진 승부욕 등이 꼽힌다.

   
▲ 사진=한화 이글스


무엇보다 개인 투타 성적에서 나타난 수치가 한화의 '강함'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투타 각 부문 개인 랭킹표를 보면 예년과는 달라진 한화의 위상이 드러난다.

17일 현재, 타율과 타점 1위는 한화 선수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호잉이 유일한 4할대 타율(.403)로 1위에 올라있고, 타점 부문에서는 송광민이 26개로 1위다. 특히 호잉은 홈런 8개로 2위, 타점 23개로 3위, 장타율 8할5푼1리로 1위, 출루율 4할7푼4리로 공동 3위 등 거의 대부분 타격 관련 랭킹에서 상위권에 올라 '한화 돌풍의 핵'으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한화의 팀타율은 2할9푼4리로 2위다. 하지만 1위 kt와 거의 차이가 없다. 호잉과 송광민 외에도 이용규 양성열이 3할대 후반의 고타율로 타선을 주도하면서 상대팀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김태균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있지만 팀 간판타자의 빈자리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투수 쪽에서 한화는 선발진이 약하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호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는 불펜진이 대분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 정우람은 6세이브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간 계투진의 활약도 눈에 띄는데 박상원과 서균이 나란히 4홀드씩 올리며 홀드 부문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송은범은 1홀드밖에 없지만 구원승이 3차례나 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경기 중반 승부처에서 확실한 카드로 마운드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5.30으로 7위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많은 승리를 따내고 있는데는 이런 불펜진의 힘이 크다. 여기에 선발진도 점점 정비되면서 바닥권이었던 평균자책점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한화는 분명 달라졌다. 웅크리고 있던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모양새다. 독수리군단은 얼마나 더 높이 날아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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