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향후 3년 동안 8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소재 △신에너지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5대 신사업을 육성한다. 최태원 회장은 “미래 생존이 불확실한 ‘서든 데스(갑작스러운 몰락)’ 시대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딥 체인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이들 분야를 어떻게 키워나갈 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미디어펜은 4회에 걸쳐 SK의 올해 투자계획을 다뤄본다. <편집자주>
[80조 투자, SK의 미래- ①]반도체·소재에만 49조 투입 '통큰투자'
[80조 투자, SK의 미래-②]전기차 배터리 사업·미래형주유소 투자 집중
[80조 투자, SK의 미래-③]30조원 수출 시대 연 ICT, 올해 목표는?
[80조 투자, SK의 미래-④]'숨은효자' 바이오, 올해 일내나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SK그룹이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에 발맞춰 신에너지 사업 투자를 본격화한다. 최태원 회장이 향후 3년간 신에너지 분야에 13조원 투자를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신에너지 산업은 그룹의 주력계열사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주식회사SK C&C, SKC 등 많은 계열사들이 선봉장에서 뛰고 있는 분야다. SK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또한 내부적으로 신에너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SK이노, 배터리에 3조원 투자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신에너지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달 ‘정기주총’과 최근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SK인천석유화학’ 간담회에서 올해 투자규모에 대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한 ‘성장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지난해 5월 김준 사장 취임 동시에 밝힌 ‘3년내 10조원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8400억원을 들여 첫 유럽 단독공장을 헝가리에 짓고 있다. 국내 배터리 생산설비도 증설도 꾸준히 진행할 방침이다. 향후 증평 정보전자소재 공장(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설비)과 서산공장(배터리 셀 생산설비 증설)에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증평공장에는 약 1500억원을 투자해 내년 하반기까지 분리막 생산능력을 연간 약 5억㎡로 확장한다. 국내 배터리 생산 규모도 확대한다. 현재 서산에서 가동 중인 1~3호기와 건설 중인 4~6호기로 연간 3.9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데 이어 7호기를 추가, 국내에서만 4.7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외에 미국 셰일가스 공동개발 사업과 더불어, 자회사 SK에너지의 울산CLX 탈황설비 투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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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너지 복합화 주유소/사진=SK이노베이션 블로그 |
미래형 주유소 등 신사업 투자 가속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가 구축중인 ‘주유소 공유인프라’도 SK가 지향하는 신사업 모델의 단적인 예다.
사업 초기이다 보니 구체적인 투자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SK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3600여 개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가진 만큼 관련 업체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예상된다. 현재 CJ대한통운과 사업 협약을 맺고 있는데 향후 사업 확장될 경우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공동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SK에너지의 ‘미래형 주유소’는 신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조합으로 친환경 차량 충전시설을 구축하고 디지털 스크린 설치를 통핸 고객 소통 등을 주 핵심으로 하는 사업이다.
계열사별 신에너지 사업도 ‘착착’
SK는 이와 함께 계열사별로 에너지 신산업 강화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케미칼은 2차 전지의 품질을 높이는 데 쓰이는 전해액 첨가제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분리막과 전해액은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요소 중 일부로 안전성(분리막)과 효율성(전해액)이라는 핵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SK는 이 배터리를 통해 SK텔레콤의 클라우드 BEMS(빌딩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 주식회사SK C&C의 스마트그리드 기술, SKC의 태양광 사업 등과 접목해 신에너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SK E&S는 ‘친환경에너지 확대’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올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리뉴어블(Renewable)사업본부를 신설한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유정준 SK E&S 사장은 LNG밸류체인 확대와 더불어 신에너지 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초 신년사에서 "지난해 확보된 LNG밸류체인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LNG 수요와 공급을 이뤄내 최적의 경영 효율화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내 에너지 신산업 역할 '주목'
SK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에너지 신산업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 SK케미칼, C&C, SKC 등 계열사의 신에너지 사업 전반을 관리하면서 그룹차원의 투자 방향성 등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각 사업은 관계사별로 진행되고, 협의회에서는 이들 계열사가 전체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큰틀의 전략을 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올해 특별한 투자 계획은 각 계열사 별 공시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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