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관건인 '경선 통한 후보 단일화' 여전히 안개 속
실패 땐 전교조 교육 4년 연장…이 사태 책임질 건가?
   
▲ 조우석 언론인
4년 전 악몽이 반복되는가? 정치영역과 달리 교육 분야만큼은 보수적 선택을 하고 싶어 하는 서울 시민들의 희망이 다시 꺾이는 것일까? 6·13지방선거 때 치르는 서울시교육감 선거 준비양상을 지켜보는 이들의 걱정이다. 보수우파의 후보 단일화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분위기론 단일화는 물 건너갔으며 보수우파 후보가 여러 명 출마하는 최악의 적전(敵前) 분열 양상이 불가피하다. 이들이 각기 한 명씩 나오는 좌파-중도 후보와 다자 경쟁구도를 형성할 경우 4년 전 조희연-문용린-고승덕 3파전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연출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좌파에 승리를 헌납하며, 전교조 교육을 4년 자동 연장하는 꼴이다.

이게 박원순-김문수-안철수가 맞붙는 서울시장 선거와 또 다른 모양새인데, 상식이지만 서울은 상징성이 높다. 서울시장-서울시교육감만 되찾아 와도 지방선거의 절반은 승리한 셈이란 관측에 비해 현실은 실망스럽다. 지리멸렬한 보수우파에 비해 좌파-중도는 일사분란하다. 

현 교육감 조희연과 이성대(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중 하나로 단일화되는 게 기본이다. 물론 경선 방식인데, 조희연 우세는 장담 못한다. 4년 전 그는 전교조의 지원 아래 당선됐지만, 그때보다 힘이 강력해진 전교조가 '자기 사람' 이성대를 막 바로 미는 상황이 지금이다. 중도의 경우 조영달 서울대 교수 한 명이 확정적이다. 그는 안철수의 멘토다.

문제는 보수우파 진영 내부의 반목이다. 그들은 콘트롤타워 없이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명분을 내건 기구들끼리도 최소한의 신뢰감이 없다. 지금 상황에선 후보 등록일(5월24일) 이전까지 단일화의 룰-일정에 대한 합의를 할까 조차 의심스럽다. 현재 보수 후보 단일화 기구는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 등 셋이나 된다. 

자천타천 후보는 최명복(전 서울시 의원)-이준순(전 서울교총 회장)-곽일천(서울디지텍고 교장) 등 예비후보 3명으로 압축된다. 여기에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두영택(광주여대 교수)도 있고, 보수 원로들의 추대하는 사람인 박선영(전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자못 혼란스럽다. 최선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 참여인데, 그런 초보적 합의조차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변이 없는 한 단일화 기구들이 추진하는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대하는 건 하나있다. 후보등록에 필요한 공탁금(5000만 원)과 선거 예상비용(수십 억 원 추정) 때문에 등 떠밀려 결국 한두 명으로 압축될 가능성인데, 그조차 낙관하기 어렵다.

   
▲ 서울시교육감 선거 준비양상을 지켜보는 보수우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진보측은 현 교육감 조희연과 이성대(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중 단일화가 점처진다. 하지만 보수우파는 지금 분위기론 단일화는 물 건너갔으며 여러 명 출마하는 최악의 적전(敵前) 분열 양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진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사진=연합뉴스

지금 같은 다자 대결 구도에선 35% 내외만 득표하면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된다는 환상이 그들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 참고로 4년 전 교육감 선거 득표율은 조희연 39.1%, 문용린 30.7%, 고승덕 24.3%이었다. 현행법상 정당은 교육감 선거에 개입할 수 없는 구조이고, 우파 시민사회는 스스로 교통정리할 능력이 부족하다. 지금 이 상태라라면 상황은 자명하다.

서울시교육감 헌납은 물론이고,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선 17개 시도 중 13곳에서 좌파 내지 친전교조 후보가 승리했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 와중에 좌파 진영은 전교조를 중심으로 지역별 단일화를 착착 진행 중이다. 전교조 교육 공약은 앞으로 더욱 더 쏟아질 것이다.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될까? 전교조가 교육 행정권을 장악하는 결과를 피할 수 없고, 앞으로 4년 좌파 이념 교육은 기승을 부린다는 얘기다. 그게 평균적 학부모-시민들을 애타게 하는 요인이다. 하향평준화 교육에 진력나고, 터무니없는 학생인권조례와 친 동성애 환경 등을 통해 교육현장과 학생들을 버려놓는 상황을 개선시킬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교육 분야만큼은 전교조 교육의 폐해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단일화된 보수우파 교육감이 없어 발을 구르는 것이다. "보수우파가 아직 덜 망해봐서 그렇다"는 시민들의 냉소적인 반응은 그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분열된 보수우파의 현주소와 역량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상황이 지금이다. 

그럼에도 방법은 의연히 하나로 모아진다. 지금 거명되는 사람들 사이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 참여 약속만이 최선이다. 경선 없는 추대 방식이 구태인데다가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 기구들끼리의 불신이 너무 크다면, 보수우파로 분류된 모든 양식 있는 후보들 사이의 극적인 결심 속에 단일화를 막판에 연출할 순 없는 것일까?

우리에게 그 정도의 양식과 역량조차 없단 말인가. 더욱이 그건 좌우 사이의 구별이 아니고 대한민국 모두를 위한 거의 마지막 선택이 아니던가. 상식이지만, 그 경우 기대 효과는 크며 승리 확신을 키운다. 이런 기대가 가능한 이유는 교육감 선거는 일반 지자체장 선거와 다르기 때문이다. 

인물-이슈-표밭의 상황 등이 다양하게 결합된 지자체장 선거와 달리 교육감 선거는 바람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후보들이 교육 전문가들이라서 대중적 인지도가 덜한 탓이다. 그렇다면 단일화된 보수우파 교육감 후보가 하향평준화 교육에 진력나고, 터무니없는 학생인권조례와 친 동성애 환경이 얼마나 비교육적인가를 드러낼 경우 바람몰이의 가능성은 그만큼 크다. 

더욱이 6월 13일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를 겸한다. 문 정부 들어선 이후 첫 전국 규모 선거인데, 여기에서 삐끗할 경우 저들의 독주와 일방통행은 우심해진다. 서울시교육감 탈환에 실패할 경우 책임은 고스란히 우파 시민사회 전체의 몫이란 점을 새삼 일깨워드린다. /조우석 언론인
[조우석]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