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남북간 비핵화에 이견 없다…정상간 의제 결정할수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비핵화·평화정착·남북관계를 중점적으로 논의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그런 방향에서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차) 고위급회담이 열린다면 좀 더 (의제를) 정리할 가능성 있고, 아니면 바로 정상회담에서 의제를 논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29일 고위급회담을 열어 비핵화 문제를 정상회담 핵심 의제로 다루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상회담 전에 후속 고위급회담을 열어 의제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당초 18일로 잠정 예정됐던 고위급회담이 열리지 않았으나, 25~26일이라도 개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가 주목되는 이유는 앞서 지난 2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결정서를 채택한 것과 무관치 않다. 

북한이 ‘비핵화’ 언급 대신 사실상 핵동결을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핵 보유국 선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발표는 비핵화로 가겠다고 하는, 협상으로 비핵화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본다”며 “비핵화를 목표로,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또 “우리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라면서 “비핵화 진전 없이 평화정착으로 나아가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비핵화와 평화정착은 서로 연결돼 있으므로 같이 논의되어야 한다. 국제사회와 국민이 볼 때에도 충분히 납득될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고, 선언에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차이를 두고 쓰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고 해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또 북한의 의사결정 구조의 특성상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도 사전 협의보다는 양 정상이 직접 만나서 타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고위 당국자는 “비핵화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구체적으로 협의할 부분이기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가 나오도록 연결시키는 차원의 논의가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보더라도 사전에 많은 협의를 하지만 아무래도 양 정상이 직접 만나서 논의하면서 접근되는 면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합의 도출과 아울러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이 고위 당국자는 “비무장지대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 조치 등은 평화정착이라는 큰 범위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그런 것은 한번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고, 단계적으로 상황에 따라 접근할 부분이어서 어떻게 논의되고 공동선언에 담길지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했다. 

남북 경협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맞물려 있는 사안인 만큼 북미 정상회담까지 마무리된 후에야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고위 당국자는 “경협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 중심 의제가 아니다. 경협은 여건이 조성되고 비핵화 문제나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여건이 조성되면 해나갈 수 있는 논의도 할 수 있을 거고, 그런 점에서 경협 문제도 같이 논의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비핵화·평화정착·남북관계를 중점적으로 논의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그런 방향에서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 장관이 지난 1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이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 계획을 전격 중지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