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민주 등극’ 전망이 무색하게도 삼성전자 주가가 50대 1 액면분할 이후 오히려 하락해 결국 5만원선마저 무너졌다. 특히 외인·기관들의 자금이 대규모 이탈한 여파가 컸다. 잠시 급격히 늘어났던 거래량 또한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고 공매도 비중도 크게 늘어나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선 밑으로 내려왔다. 16일 오후 2시 1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52% 상승한 4만 9950원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지난 11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약세 흐름은 끊겼지만 주가는 여전히 5만원선 밑이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후 거래를 재개한 지난 4일 이후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하락 마감했다. 오늘 상승마감 된다고 가정해도 주가가 오른 날은 3거래일뿐이다. 액면분할이 250만원 선의 높은 가격을 5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낮춰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진정한 ‘국민주’로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초기효과는 기대만 못한 셈이다.

액면분할 첫날 삼성전자 주식 거래량은 폭발적이었다. 총 3957만주의 거래가 이뤄져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 1998년 10월 31일의 653만 2440주의 6배를 넘어섰다. 하지만 활발하던 거래량도 이내 진정세를 찾았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식 거래량은 1491만주, 거래대금은 7495억원으로 첫날의 약 62%가 깎여나갔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 외인과 기관은 지난 4일부터 15일에 걸쳐 각각 2338억원, 863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액면분할 전 주가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했던 외국인과 기관이 기대와 정확히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액면분할 이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비중 또한 크게 늘었다. 지난 15일 기준 삼성전자 공매도 거래대금은 1693억원, 거래량은 342만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로 인한 거래정지에 들어가기 직전인 27일 공매도 거래대금인 239억원에 비해 무려 7배 정도 늘어난 규모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아예 저버렸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약세에 대해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는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판단된다”면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편입 비율 조정이 끝나는 6월 1일 이후부터 삼성전자 주가는 빠른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매도 비율이 높다는 점이 여전히 지적되지만, 실적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주가가 반등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현재 시장은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약 64조 8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코스피 시장의 ‘대장주’인 만큼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의 수혜도 삼성전자가 가장 크게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삼성전자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