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인수합병 미래경쟁력 희망줘야, 실적으로 국민연금 신뢰얻어야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LG그룹 지배구조가 구광모체제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73)이 뇌관련 질환이 중대고비를 맞으면서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40)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주사인 ㈜LG가 지난 17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구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위한 임시주총을 6월말 열기로 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룹경영권을 구회장에서 구상무로 승계하기위한 포석이기 때문이다. 구회장의 건강문제가 40세의 젊은 구상무를 조기에 LG총수로 등판하게 하고 있는 것.

LG그룹은 4세경영시대가 개막됐다. 구상무의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구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체제로 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룹은 전통적인 장자승계 원칙을 확고히 했다.

구부회장은 그룹에서 분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회장 첫째동생 구본릉 희성그룹 회장처럼 구부회장은 일부 사업을 떼어서 분가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체제를 안정적으로 꾸려주기위해 구부회장이 그룹에서 나가게 된 셈이다. 젊은 구광모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위한 구씨가문의 결단이 돋보인다.    

구광모시대의 LG그룹은 역동적이고, 과감한 변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 공과대를 졸업한 구상무는 경영수업기간 주력사업과 미래 먹거리분야에서 집중적으로 경험을 쌓았다. 구회장과 전문경영인들로부터 다양한 전수를 받은 것은 강점이다. 실리콘밸리 문화와 경영을 잘 알고 있다. 주력인 전자 및 디스플레이 IT분야의 경험을 쌓은 것도 강점이다.

구광모체제를 계기로 전자와 화학 등 주력사업의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덩치키우기, 미래사업 공격경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아프리카평야의 제왕 사자같은 야성과 공격성을 회복하기 바란다.

   
▲ LG그룹의 리더십이 구본무회장에서 장남 구광모상무체제로 바뀐다. 40세의 젊은 구광모리더십은 과감한 인수합병과 미래먹거리투자를 통해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주주와 투자자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투명한 승계과정을 통해 2~4세들의 경영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정서법 시험대를 통과해야 한다. 보수적 경영의 그룹문화를 글로벌혁신을 선도하는 그룹으로 환골탈태시키는 과제도 적지 않다.
삼성그룹도 와병중인 이건희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체제로 들어서면서 순혈주의를 지양했다. 비주력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매각했다. 전자IT분야와 자율주행차등의 글로벌 유망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했다. 순혈주의를 포기하고 수혈경영으로 전환했다. 구광모 리더십도 부친의 보수경영과는 달라질 것이다.     

LG는 그동안 안정성장에 치중했다. 보수적 경영에 주력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세계1등을 지향하는 치열한 모험과 혁신보다는 2등주의에 안주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물론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분야는 세계1~2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미래형 에너지인 전기배터리분야를 조기에 투자하고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것도 평가할 만하다. 배터리도 일찌감치 투자해 주요 자동차메이커들에 납품하고 있다. 배터리분야를 미래먹거리로 집중육성하는 것은 희망을 갖게 한다.

IT전자분야의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존재감이 약한 것은 개선해야 할 과제다. 

스마트폰시대에 대한 준비와 대응에 실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반도체분야가 미약한 전자그룹을 지향하는 것도 리스크가 적지 않다. LG그룹은 김대중정부 시절 빅딜과정에서 반도체를 빼앗긴 이후 몇차례 되찾을 기회가 있었지만 활용하지 않았다. LG를 떠났던 하이닉스는 결국 SK그룹 최태원회장이 인수해서 대박을 터뜨렸다. 최근 반도체의 슈퍼호황을 감안하면 리더십의 판단과 결단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일깨운다.

디스플레이부문도 지난 8년간 세계시장 1위를 유지해왔지만, 올들어 중국 후발주자인 BOE에 밀렸다. 한국정부의 온갖 규제도 걸림돌이었지만, 세계1등을 유지하기위한 공격경영과 혁신의지도 아쉽다는 게 중론이다.

구광모의 LG는 격심한 변화와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가전과 디스플레이 등은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거나, 추월당하고 있다. 앞서가고 있는 배터리분야도 격심한 시장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LG호를 이끌어갈 구광모리더십은 가혹한 시험대를 오르게 됐다. 당분간 하현회 부회장과 박진수 화학 부회장 권영수 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디스플레이부회장 등 경륜이 풍부한 전문경영인들이 그를 보필할 것이다. 젊은 오너와 전문경영인간의 파트너십이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경영권 승계에 대한 투명한 과정이 중요하다. 정치권과 좌파 시민단체들은 2세들의 경영권승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한국 상속세는 65%(경영권 프리미엄포함)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의 경영 상속을 못하게 하려는 사회주의적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대부분은 상속세가 없다. 우리는 대기업의 오너경영을 적폐차원에서 접근한다. 한국처럼 사회주의적 평등관념이 강한 나라도 없다.  

   
▲ LG가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면서 구광모에 의한 4세경영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젊은 총수는 사회책임경영을 하면서 금수저편견을 극복해야 한다. 정권과 여론의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과의 관계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오너경영이든 전문경영인체제 등 지배구조 문제는 주주와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우리나라만 정권과 정치권 전투노조 좌파시민단체들이 경영권 승계에 대해 거친 공격을 퍼붓는다. 문재인정권은 오너경영에 대해 더욱 강퍅한 인식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집중적인 공격과 압박을 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민여론이 좋지 않다고 한진그룹 조양호회장과 자녀들에 대해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구상무도 경영권 승계에 따른 상속 증여세문제에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투명경영, 정도경영으로 그룹이미지가 좋은 만큼, 승계과정에서 이를 이어가야 한다. 한국인 특유의 배아픔병 '국민정서법'을 통과해야 한다.

젊은 총수는 주주와 임직원 투자자 협력업체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약관이라고 구중궁궐에 갇혀 지내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국민속으로 나와야 한다. 주주와 투자자 협력업체과 함께 해야 한다. 2세로서 경영능력을 구비하고 있고, 그룹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금수저라서 글로벌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았다는 비아냥을 받지 않아야 한다.

그의 경영가도에 가장 중요하 변수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LG지주사의 지분 7.99%를 보유하고 있다 구회장과 구상무 등 구씨가족과 특수관계인은 46.99%를 갖고 있다. 구씨일가가 안정적인 지분을 갖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정권과 국민들의 시각과 이해를 대변한다.

국민연금은 연금사회주의로 가고 있다. 정권에 밉보이거나, 국민여론이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오너들의 이사연임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재벌들의 주요 상장사 지분을 5~10%씩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재벌 주력사들의 이사 선임 등을 좌우할 핵심 기관투자자가 되고 있다.
 
그는 국민과 호흡해야 한다. 사회책임경영에 힘써야 한다. 그가 좋은 가문에 태어나서 받은 넘치는 축복을 자신의 것으로 독점하고 폐쇄적인 행보를 보이면 국민정서법의 화살을 맞게 된다.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을 찾아가 희망을 주고, 협력업체나 스타트업들과 만나 공생 상생경영의 정도를 보여줘야 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가 아픔을 공유하며 비전을 줘야 한다.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구광무리더십을 기대한다. 오너경영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 정도경영 안정경영에 안주하지 말고, 국가경제 미래를 선도하는 혁신그룹으로 LG를 도약시키기 바란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