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르면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안건이 상정된다. NH투자증권이 작년 11월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인가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대한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입장에도 화제가 집중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이르면 이번 달 안에 초대형IB 5개사 중 2번째로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다. 금감원은 이미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마무리 했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인가 안건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마침 이번 주 수요일, 그러니까 23일에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안건은 이번 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증선위에서 안건이 통과될 경우 오는 30일로 예정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의결을 통해 인가가 완료되는 수순이다. 

만약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받는다면 작년 11월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 데 이어 반년 만에 두 번째 사업자가 나오는 셈이다.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내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자기자본이 4조 7861억원 수준이므로 이의 2배인 약 9조 6000억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일반투자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과의 접촉도를 높이고 효율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물론 이번에 인가를 받는다 해도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는 많이 늦은 편이다. 원래 시장에서는 NH가 진작 2호 사업자가 될 것으로 봐왔다. 다른 증권사에 비해 제재나 리스크 요인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NH농협금융지주 김용환 전 회장의 채용비리 청탁혐의가 불거지면서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늦어졌다. 현재는 김 전 회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고 김광수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이른바 ‘대주주 리스크’가 해소된 상태다. 

시간이 지연되는 동안 업계 상황도 많이 변했다. 일단 금감원장이 여러 논란 속에 윤석헌 신임 원장으로 안정돼 가는 분위기다. 그리고 최근 윤 원장은 초대형IB 발행어음 인가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18일 윤 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8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때 “IB 육성을 반대한다고 말한 적 없다”고 전제한 뒤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인가는)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단, 초대형IB 인가를 받은 나머지 회사들인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KB증권 등의 발행어음 인가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사실상의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인가심사가 중단된 형편이다. KB증권은 구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것이 문제가 되자 스스로 인가신청을 철회한 뒤 재신청 기회를 엿보고 있다.

업계는 당국이 초대형IB 사업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쪽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IB의 ‘핵심 콘텐츠’라 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한 공급자인 상황은 한투 포함 그 누구도 원치 않으므로 최대한 빨리 다자 경쟁구도가 구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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